회고록 낸 나경원 "대학 때 조국, 당시 원희룡에 비할 바 못돼"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회고록을 내고 4선 정치인으로서, 또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소회를 풀어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연합뉴스가 입수한 회고록 '나경원의 증언'에서 "'정치인 나경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포털사이트) 연관 검색어가 '나베'"라며 "나의 성(姓)과 일본 아베 전 총리의 성 한 글자를 섞은 악의적 조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내에서는 반대 정파와 언론이 나를 '친일'로 매도하지만, 막상 일본에서는 '반일 정치인'으로 찍혔다"면서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나 셀럽을 공격하는 데 '친일 프레임'처럼 손쉽고 강력한 무기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일시적인 부정적 여론과 언론의 공격에 위축돼 물러서면 그때부터 더 집요한 공격이 시작된다"며 "어설프게 남을 따라 하는 것도 방법이 아니다. 가장 우리다운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신임 황교안 대표와 상견례를 하는 자리에서 당시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현 국민의힘 사무총장)가 "투톱으로 잘 이끌어달라"고 덕담하자 황 대표가 "투톱은 없습니다"라며 차갑게 반응한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회고록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로 협상의 '카운터파트'였던 이인영 현 통일부 장관과의 일화도 담겼습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려고 압박하자 당시 이 원내대표는 "북한이 앞으로도 더 많은 미사일을 쏠 것이니 지금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고 나 전 의원은 주장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해 "우리 정치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라면서도 "탄핵 사태를 겪으며 지리멸렬하던 우리 당에 에너지를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말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처리 국면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비공개 회동'도 소개했습니다.

당시 노 실장은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대대적으로 공언한 '진보 어젠다'인 만큼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공수처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 임기 후 출범은 절대 안 되고, 늦어도 임기 종료 6개월 전까지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서울대 법대 동기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대학 시절 (조 전 장관의) 별명은 '입 큰 개구리'였다"며 "조국은 당시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인물도 아니었고, 지명도에선 (같은 동기인) 원희룡에 비할 바가 못 됐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