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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류지현이 꺼낸 화두, 신바람 야구와 이청득심 [MK현장]
입력 2020-11-19 19:59 
류지현(왼쪽에서 두 번째) LG트윈스 감독이 19일 열린 취임식에서 김현수 진해수 오지환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뜻이다.
류지현(49) LG트윈스 신임 감독이 취임식에서 꺼낸 화두다. 선수의 마음을 얻는 건 그가 추구하려는 ‘신바람 야구를 실현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LG는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류 감독의 취임식을 열었다. 준플레이오프 탈락으로 우승의 꿈이 좌절된 뒤 류 감독을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27년간 선수와 코치로 몸을 담으며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선수단과 소통 및 프런트와 협업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했다.
류 감독은 최고 인기구단인 LG 감독으로 선임됐다.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신 구단에 정말 감사드린다. LG 프랜차이즈 출신 1호 감독으로서 큰 영광과 막중한 책임감 느낀다”라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LG는 1994년 이후 한 번도 정상을 밟지 못했다. 1994년은 류 감독이 신인선수로 입단한 해다. LG의 두 번째 우승에 이바지한 그는 신인상을 받았다.
LG는 숙명이자 가족과 같은 팀”이라고 강조한 류 감독은 올해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한 만큼 내년에는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포스트시즌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발전한 LG를 만들겠다”라고 출사표를 말했다.

1990년대 ‘신바람 야구를 재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 감독은 1994년 입단한 뒤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 LG 팬에게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할 때다. 신바람 야구, 신바람 LG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토대는 닦았다. 2018년부터 합류한 김현수의 영향으로 LG의 더그아웃 분위기는 상당히 밝다.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한다.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행동도 거침이 없다. 그것이 다 자신감이다.
류 감독은 김현수가 가세하고 선수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게 됐다. 내가 원하던 분위기였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면 즐기는 야구를 펼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류지현호의 초대 주장으로 김현수를 낙점했다. 김현수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주장을 맡게 됐다.
박용택 정근우가 은퇴했으나 선수단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류 감독은 누구보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과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
감독과 선수가 서로를 잘 안다는 건 장점이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류 감독은 한 팀에서만 지도자로 활동할 만큼 선수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낼 데이터도 있다. 내가 선수들을 잘 파악하는 만큼 선수들도 나에 대해 잘 파악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감독 류지현의 색깔은 없다. 그도 새롭게 채색할 뜻이 없다. 전임 감독이 만든 틀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 내 색깔을 내세우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주입할 생각도 없다. 선수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잠재력을 끌어내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스킨십을 통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 1명씩 시너지 효과를 내면 팀이 강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이청득심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는 내 리더십은 거창하지 않다. 이청득심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마음을 기울여 상대의 마음을 얻어 공동체가 되는 게 소통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순간적으로 흔들릴 때가 있겠지만 끝까지 방향성을 유지하겠다”라고 다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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