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경영성과 없으면 조원태회장 퇴출"
입력 2020-11-19 17:49  | 수정 2020-11-19 23:07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 성과가 없으면 조 회장 지분을 강제 처분해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성과가 나지 않으면 채권단이 나서 경영진 교체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회장은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은이 경영권 분쟁 중인 조 회장과 손잡은 이유를 직접 전했다. 이 회장은 "조원태 회장이 비난받는 것 다 알고 (지원에) 들어갔다"면서도 "현실적으로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이 한진칼 지분 전체를 이번 인수계약 이행에 대한 담보(가치 약 1700억원)로 제공했는데, 산은이 통합 추진과 경영 성과 미흡 시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산은이 5000억원 규모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가해 지분 10%를 확보하더라도 조 회장을 일방적으로 지원하지는 않고 조 회장과 3자 연합 간 사이에서 중립적인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가하면 한진칼 지분율은 이른바 3자 연합 41%, 조 회장 측 37%, 산은 10%로 바뀐다. 이 회장은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시 고용 유지는 조 회장 측과 약속된 사항이고 고용 유지 의무를 위반하면 역시 퇴진 사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마지막으로 이번 딜이 산은의 대한항공 국유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이자 조원태 회장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최고마케팅책임자(CMO·전무)는 사임하기로 했다. 산은이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제안하면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조건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조 전무의 다른 계열사 보직은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원섭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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