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SK이노베이션, 적자에도 목표주가는 왜 오를까
입력 2020-11-19 17:49  | 수정 2020-11-19 19:25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2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적자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영업적자 2072억원을 전망하는 증권사도 있다. 정제마진이 축소돼 정유부문이 적자전환할 뿐 아니라 수요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이노베이션은 신용등급까지 낮아졌다. 지난 18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내린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가 급락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서다.
그런데도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9일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종전 16만원에서 20만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SK이노베이션이 정유 분야에서 4분기 179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목표주가를 높였다. 이에 앞서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2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실적이 저조한데도 증권사들이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SK이노베이션을 더 이상 정유주나 화학주의 틀에서 가치를 산정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삼성증권은 "2021년부터 SK이노베이션 주식의 성격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과 한화솔루션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전통적인 화학주에서 친환경 관련주로 가치를 재평가받았기 때문"이라며 "SK이노베이션도 2021년부터 배터리 분야의 매출 고성장세로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친환경주로 재평가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던 LG화학과의 소송 이슈도 2021년에는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재 자회사 SK IET가 내년 상반기 상장한다는 점도 가치 재평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조 연구원은 "시장에서 평가받는 SK IET의 시가총액을 근거로 배터리 소재사업에 대한 가치도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에는 핵심 사업인 정유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도 목표주가 상향 조정의 이유였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 백신 출시로 인한 경제활동 정상화는 운송용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유 업황 개선에 따른 정제마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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