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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희준 EIP 대표 "한국, 수소경제로 글로벌 에너지 리더 된다"
입력 2020-11-19 15:31  | 수정 2020-11-19 15:34
박희준 에니지이노베이션파트너스(EIP) 대표 [사진 제공=EIP]

"우리가 수소 경제를 리드한다면 세계 에너지 분야에서 리더십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19일 박희준 에너지이노베이션 파트너스(EIP) 대표(52)는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한국이 수소 경제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 연료 부문에선 한번도 쥐지 못했던 주도권을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쟁취하게 될 것이란 청사진이다. 그는 "벤츠도 포기한 수소차를 현대차는 꾸준히 개발하면서 이 부문 기술력은 한국이 단연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궁극적으로 친환경차 경쟁에서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 "수소차와 전기차 싸움은 결국 플랫폼 전쟁…전국에 수소 네트워크 마련할 것"

현대차, 한국가스공사, 두산 등 수소차 관련 17개 기업이 작성한 `한국 수소 산업 로드맵`에 따르면 2050년 국내 에너지 사용의 20%가 수소에서 나올 전망이다. [자료=한국 수소 산업 로드맵]
최근 EIP는 신한금융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SPC)의 재무적투자자(FI)에 선정됐다. 정부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설립한 이 SPC 이름은 '코하이젠(Korea Hydrogen Energy Network)'으로 전국에 수소에너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단 포부를 담았다. 현대차 외에 한국지역난방공사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가스, E1 등 주요 에너지 기업이 주주로 참여해 서로의 자원과 노하우를 공유한다.
박 대표는 해당 SPC 설립으로 국가 에너지 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첫삽을 떴다고 평가한다. 그는 "비디오테이프 규격 전쟁에서 소니의 베타맥스가 VHS에 패배한 것은 기술력이 달려서가 아니라 플랫폼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며 "수소차 역시 자본력을 바탕으로 초기 플랫폼을 깔아주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 "수소트럭이 전기트럭보다 경제적 … 향후 국내 에너지 20% 수소서 나온다"

현대차 수소 대형트럭 [사진 제공=현대자동차]
수소차는 배터리전기차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그는 "승용차에 대해서만 맞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수소승용차는 아직 전기차에 비해 경제적인 충전 방식을 갖추지 못했지만 상용차에 있어서는 수소 충전이 몇 배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전기버스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1톤에 육박한다"며 "반면, 수소버스나 트럭의 경우 배터리 무게 부담이 없어 운용 비용이 적게 든다"고 부연했다.
실제 이번 충전소 사업도 상용차를 대상으로 한다. 내년 2월 정식 출범할 코하이젠은 기체 방식 상용차 수소충전소를 10개 설치하고, 2023년까지 액화 방식 수소충전소를 25개 더 세운다. 해당 사업에는 정부 보조금 1670억원과 출자 1630억원 등 총 33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일단 수소상용차 인프라가 자리잡으면 후에는 열차, 선박 등 다방면에서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게 코하이젠의 기대다. 금융권 및 수소연관산업 17개 업체가 함께 작성한 한국 수소 산업 로드맵에 따르면 2050년 한국 수소 잠재력은 연간 1,690만 톤이다. 이는 국내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산업 원료용 수소량 제외)에 해당한다.
경희대 사학과와 미국 카네기멜론대 MBA(경영학 석사)를 거친 박 대표는 미국 가스 기업 EQT에 취업해 커리어를 쌓은 에너지 전문가다. 2013년 에너지 관련 경영전략수립,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EIP를 세웠으며, 2018년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EIP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2021년엔 EIP자산운용을 설립해 공모형 펀드도 제공할 예정"이라며 "수소차와 관련한 다양한 투자 기회에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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