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멀쩡했던 6살 아이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났다" 엄마의 절규
입력 2020-11-19 10:51  | 수정 2020-11-26 11:06

"동생이 울면 가장 먼저 뛰어가는 형이자 꿈 많은 6살 아이였는데···"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친구와 부딪힌 사고로 우리 집 6살 슈퍼히어로가 하늘나라로 출동했다'라는 제목의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3일 올라온 이 청원에는 19일 오전 10시 기준 7만7100명 이상 동의했다.
아이의 엄마인 청원인은 "회사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아이가 친구와 부딪힌 후 울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의 가장 큰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아이는 이틀 만에 우리 곁을 떠났다"며 떨리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청원인은 "CCTV 확인 결과 우리 아이와 다른 친구가 서로 달려가다 충돌했고 아이는 그 충격으로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아이가 다친 곳은 아파트 관할의 농구장(우레탄 바닥)이었다"며 "어린이집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 만한 공간이 나오지 않아 그 주변 농구장에서 뛰어논다"고 부연했다.
청원인은 "전화했던 원장님도, 응급실에서 만났던 담임교사와 양호 선생님도 우리 아이가 바닥에 부딪혔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우리 가족에게 생길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며 "어린이집을 지나가면 다른 친구들이 웃는 얼굴로 부모에게 안기는데 그 모습이 너무 부럽다"고 털어놨다.
청원인은 "두 아이를 등원시키던 남편은 큰아이를 등원시킨 후 제대로 얼굴 한번을 보지 못했다"며 "평소에 해주지 못했던 것들이 자꾸 떠올라 너무 괴롭고 죄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 청원인은 "우리 아이들을 위해 연령별 담임 보육교사를 증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현재 어린이집 연령별 보육교사 대 원아 비율은 4세 '1대7', 5세 '1대15', 6~7세 '1대 20'"이라며 "야외놀이 시 보조교사를 추가배정 할 수 있지만, 의무사항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담임교사 대 원아 비율을 4세 '1대4', 5세 '1대7', 6~7세 '1대10'으로, 야외놀이 시에는 각각 '1대3', '1대5', '1대7'로 조정해달라"며 "내 자녀 2명도 한꺼번에 보기 힘든데 어떻게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 20명을 교사 1명이 일일이 보살피고 돌발 상황을 제어하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활동 범위가 넓은 야외놀이 때 보조교사가 있다면 사건·사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또 "어린이집에 대체 보육교사가 없어서 담임교사는 사고 이후로도 2주 연속 출근했다"며 "그 교사는 매일 무슨 마음으로 출근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잔혹한 현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숨진 아이의 부검을 의뢰한 결과 '뇌출혈로 인한 사망'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이어 "CCTV 확인 결과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도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아동복지법이나 영아보육법을 위반했는지 수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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