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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논란’ 속 기어이 적시타 때려난 알테어 ‘악마의 재능’ [MK시선]
입력 2020-11-19 08:27 
한국 방역 수칙을 무시했지만, 재능은 숨길 수 없었다. NC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악마의 재능’을 발휘했다. 사진(고척스카이돔)=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무시했지만, 빛나는 재능은 숨길 수 없었다. ‘악마의 재능은 NC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를 두고 나온 말 같았다.
알테어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에도 8번 중견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다만 팀은 4-5로 패했고,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1차전에서 결정적인 3점 홈런을 때리며 팀의 5-3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던 알테어였다. 경기 후에는 데일리 MVP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을 하면 호흡이 곤란해진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시상식과 인터뷰가 무산됐다. 시즌 중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잘해왔던 알테어이기에 더욱 납득이 되지 않는 설명이었다.
결국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무시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알테어가 경기 전과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S 2차전을 앞두고 알테어를 포함한 4명의 선수에게 마스크 미착용을 이유로 벌금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알테어의 돌발 행동은 NC 선수단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 했다. 곧바로 구단을 통해 사과하고, 마스크 착용을 준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동욱 NC 감독은 선수 관리에 대한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빈축을 샀다. 드류 루친스키는 알테어의 행동을 존중한다”며 감쌌다. 한국과 KBO리그의 방역수칙을 존중하지 않은 선수를 존중한다는 궤변이었다.
알테어도 자신이 만든 마스크 논란에 영향을 받은 듯했다. 2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기록했지만, 4회 1사 1, 2루 기회에서 우익수 뜬 공으로 아웃됐다. 특히 4회 우익수 뜬공에 이어 3루주자 양의지가 홈으로 들어오다가 두산 우익수 박건우의 송구에 아웃되는 장면이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기어이 적시타를 때렸다. 1-5로 뒤진 9회 마지막 공격 1사 만루에서 상대 팀 마무리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천금 같은 우전 적시타를 뽑았고, 이는 NC 추격의 발판이 됐다. 이영하의 한 가운데 몰린 공을 툭 밀어쳐서 만든 안타였다. 이후 강진성의 2타점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4-5, 1점 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비록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알테어의 적시타로 알테어나 NC는 좋지 않은 분위기를 털어낼 수 있게 됐다.
마스크 논란을 차치하고 알테어의 실력은 리그 수준급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해 타율 0.278 31홈런 108타점 22도루를 기록하며, 20홈런-20도루 클럽, 30홈런-100타점 등 정상급 타자의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 8번타자로 맹타를 휘둘러 ‘공포의 8번타자 ‘8테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악마의 재능은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었다. 알테어는 이날 더그아웃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며, 순하게 앉아있었다. 물론 주로 라커룸으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긴 했다. 알테어가 남은 시리즈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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