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공모주 개인 배정물량 내년 30%까지 늘린다
입력 2020-11-18 17:39 
앞으로 기업공개(IPO) 기업 투자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배정 주식 비중이 기존 20%에서 최대 30%로 늘어난다.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공모주 청약에 실패했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신규 상장 기업 중 절반은 1개월 후 종가가 공모가 대비 하락한 전례가 있는 만큼 무분별한 공모주 투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금융투자협회는 18일 우리사주 청약 미달분 5%와 하이일드펀드 우선 배정 물량 5%를 개인투자자에게 주는 방식을 골자로 한 '기업공개 공모주 일반청약자 참여 기회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우리사주조합 미청약 물량의 최대 5%까지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한다. 미달 물량이 5% 미만인 경우엔 미달 물량 전부를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한다. 우리사주조합은 코스피 20%, 코스닥 20% 이내에서 공모주 우선 배정을 받지만 그동안 청약 미달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미달 물량은 기관투자가에 배정돼 왔다. 시장에서 청약 광풍이 불었던 카카오게임즈나 SK바이오팜조차 우리사주 물량에서 미달분이 나온 만큼 대부분의 공모주에서 일부 물량이 개인에게 추가 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용은 다음달 증권신고서 제출 기업부터다.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우선 배정 물량 10%는 내년부터 5%로 축소되고, 나머지 5%는 개인투자자 청약 기회로 돌아간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과 코넥스 상장 주식을 45% 이상 보유하고, 국내 채권을 60% 이상 보유한 펀드를 말한다.

2014년 도입된 우선배정제도가 올해 말 일몰이 예정돼 있는데 내년 1월부터 배정 물량을 5%로 축소하고 2023년까지 3년간 유지해 감축 물량(5%)을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 공모주 배정 물량은 다음달부터 최대 25%, 내년 1월부터는 최대 30%로 비중이 대폭 확대된다.
개인투자자에 대한 공모주 배정 방식도 바뀐다. 청약증거금 규모에 따라 비율적으로 차등 배정하는 방식은 청약경쟁률이 높을 경우 소액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증거금 1억원을 넣고도 2주밖에 받지 못했다. 이에 일반청약자 배정 물량 중 절반 이상은 '균등 방식'을, 현행 청약증거금 기준 '비례 방식'은 절반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증권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청약 접수 결과에 따라 배정 비율 간 사후적 조정은 허용하기로 했다.
'균등 방식'은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에 대해 동등한 배정 기회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주관사가 예상 청약 경쟁률, 예상 공모가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배정 방식을 고안해 적용케 한다는 설명이다. 복수 주관사가 있는 IPO에서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도 금지된다. 현금부자의 '싹쓸이' 청약을 막겠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공모 주관 증권사의 부담 가중과 개인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공모주 배정 방식은 주관 증권사의 자율에 맡기는데 국내에서는 비중을 강제하면서 청약경쟁률이 낮을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인수해야 하는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기관 대비 리스크 감내 능력이 약한 개인투자자의 대량 손실 가능성도 문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신규 상장 기업 중 공모가 대비 상장 1개월 후 종가가 하락한 경우는 49%에 이른다. 상장 후 1개월간 투자했을 때 절반은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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