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9살 가방 감금살해 계모 "남이 그랬다면 신고했을 것"
입력 2020-11-18 15:56  | 수정 2020-11-25 16:03

동거남의 아들을 여행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이 오늘(18일) "(아이를 가방에 넣는 행위를) 다른 사람이 했다면 (내가) 신고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316호 법정에서 살인·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 피고인 41살 성 모 씨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습니다.

성 씨는 '다른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을 들었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냐'는 취지의 재판부 질문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재판부는 "상식적이지 않은 이런 일을 알게 됐다면 누구나 구출하려고 하지 않겠느냐"며 "그런데도 피고인이 왜 거꾸로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성 씨는 지난 6월 1일 정오쯤 충남 천안 자택에서 동거남의 아들 B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가량의 더 작은 가방에 가둬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기소 당시 검찰은 성씨가 가방 위에 올라가 짓누르거나 안으로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 넣고, 가방 속에서 움직임이 잦아든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월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채대원 부장판사)는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며 성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습니다.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은 "죄질보다 1심 형량이 너무 가벼워 무기징역 구형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재범 위험성이 높은 만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에 맞서 피고인 측은 "살인 의도가 없었고,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변했습니다.

재판부는 폭 24㎝가량의 두 번째 여행 가방에 피해자를 가둘 때 상황에 대해 "(피해 아동) 어깨 크기가 34㎝였다"며 "가방 사진을 보니 박음질 된 부분이 일부 터졌던데, 감금 과정에서 파손된 것이냐"고 피고인에게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성 씨는 "언제 터졌는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두 번째 공판은 다음 달 16일 오후 2시에 열립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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