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장에서 임대로 살라고?" 주거안정방안에 `부글부글`
입력 2020-11-18 14:12  | 수정 2020-11-25 14:36
정부가 오는 19일 발표하는 주거안정방안에 공장과 호텔을 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매경DB]

정부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방안'을 오는 19일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장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한다는 방침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주거안정방안으로 공장·상가·호텔 등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하는 방침을 19일 발표할 계획이다.
총 공급물량은 10만호+α로 당초 예상됐던 수만호보다 훨씬 큰 규모다.
주거안정방안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은 뒤 계약가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전세임대 방법과 공실인 집을 사들여 임대하는 매입임대 방식이 골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공급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매입약정' 방식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입약정 방식은 LH가 민간사업자의 건축 예정이나 건축 중인 주택(다가구·다세대)에 대해 건축 완료 전 매입약정을 체결한 뒤 준공 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정부·여당은 서울 시내 호텔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서울 요지에 있는 관광호텔을 활용해 1인 가구 맞춤형 레지던스처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토부가 곧 전·월세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오피스텔이나 상가건물을 주택화해서 전·월세로 내놓거나 호텔 방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점을 고려해 호텔과 공장까지도 임대 대상에 포함해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접한 국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오는 12월 전세계약이 만료된다는 김 모씨(42)는 "임대주택 거주자를 비하하는 비속어도 존재하는 마당에 정부가 임대주택을 더 확산하겠다는 게 달갑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이나 괜찮은 전세를 목표로 하는데 국민들이 제일 불호하는 임대주택을 내놨다"고 힐난했다.
한 네티즌(grin****)은 "멀쩡한 집 한 채 마련하고 싶은 국민의 꿈은 박살 났다"며 "김정은이 수해 지역에 레고 같은 집 지어주고 감사 인사받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손댈수록 엉망(cura****)" "호텔 임대아파트에 살고 싶다고 말한 적 없다(dkfz****)" "임대차법 무효화하고 시장에 맡기자(nobl****)" "호텔에서 학교 가는 애들 보겠네(shan****)" "기존 정책에 대한 수정·보완이 필요하다(kbj5****)" 등 반응을 보였다.
대한부동산학회장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이날 "입지나 상태가 괜찮은 곳이라면 지금까지 공실로 남아있겠냐"고 비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당무계 그 자체"라며 "호텔용과 주거용 아파트는 기본 구조나 주거환경 자체가 다르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서민들한테 닭장집에서 살라는 말"이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건 맘 편히 아이들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라고 일갈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뼈아픈 패착이라면 임대차법부터 고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호텔 방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걸 대책이라고 내놓다니 기가 막힌다"며 "어느 국민이 그걸 해결책이라고 보겠나"라고 되물었다.
[서윤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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