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내와 산책하던 소방관 강에 '풍덩'…극단선택 시민 구조
입력 2020-11-18 11:28  | 수정 2020-11-25 12:03

퇴근 후 아내와 강변에서 산책하던 소방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30대 여성을 구조했습니다.

오늘(18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9분쯤 동구 신암동 아양철교에서 34살 A씨가 금호강에 걸어 들어갔습니다.

53살 이창국 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장은 당시 아내와 인근 산책로를 거닐다가 A씨 행동이 이상하다는 생각에 그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 센터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씨가 강에 너무 가까이 붙어 담배를 태우고 있어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주변을 걷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몇 분이 지난 뒤 빗줄기가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해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던 이 센터장에게 갑자기 비명이 들렸습니다.

시선을 돌리니 A씨가 만류하는 시민들 외침을 뒤로 한 채 물속에 잠기고 있었습니다.

이 센터장이 급히 산책로에 비치된 구명튜브를 던졌으나 그는 본체만체 물속으로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이 센터장은 한 시민에게 구명튜브 줄을 잡아달라고 부탁하고 직접 물속에 뛰어들었습니다.

가까스로 A씨를 물에서 건져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호흡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센터장은 "목을 보니 케이블이 감겨 있었는데 한 시민이 급히 손톱깎이를 구해와 줄을 끊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119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 호흡과 의식은 이미 돌아온 상태였습니다.

이 센터장은 2005년부터 대구소방안전본부 항공대에서 헬기 기장으로 일하다가 지난 2월 중앙119구조본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는 "구조하는 순간에 시민 한 분 한 분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줘서 감동했다"며 "요즘 소중한 목숨을 포기하는 일이 잦은데 사연을 다 알지 못하지만, 생각을 달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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