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본격 시동
입력 2020-11-16 16:21 

[본 기사는 11월 13일(17:5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가 지분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엑손모빌과 협상이 결렬된 이후 약 1년 만에 거래 상대방을 다시 찾는 것이다.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최근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잠재 인수 후보군에 투자설명서(IM)를 보냈다. 국내외 대형 PEF들이 제안을 받고 검토에 돌입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매각 실무를 맡고 있다. 매각 측은 이르면 이달 말 예비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SK루브리컨츠는 일각에 알려진 것과 달리 경영권 통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해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래 지분율은 50%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SK루브리컨츠는 고심 끝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 자문 업무를 맡겼다. 씨티증권은 2015년 MBK파트너스, 2019년 엑손모빌의 SK루브리컨츠 인수 자문을 각각 맡은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매각 측이 지분율, 거래 구조 등 제반 조건들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라며 "원매자들마다 각양각색의 시나리오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9년 설립된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현재 기유(Base Oil)와 윤활유(Lubricant)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상반기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비중은 기유부문 88%, 윤활유 부문 12%다. 매각 측은 회사의 프리미엄 기유(Group III) 시장 세계 1위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후발주자 대비 생산량이 2.5배 많은 선두 주자이자, 시장점유율만 40%에 달한다.

안정적인 원료공급이 가능한 점도 매각 측의 강조 포인트다.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이 원유를 분해하고 남은 미전환 잔사유(UCO)로 기유를 만든다. SK울산컴플렉스 안에서 파이프라인 형태로 공급받고 있어 수급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SK루브리컨츠의 매출액은 3조3725억원, 영업이익은 2939억원이었다. 현금창출력을 뜻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4300억원 수준이다. 매각 측은 지분 전량 기준 5조원 안팎의 기업가치(EV·Enterprise Value)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 49% 기준 최소 2조원 안팎의 거래를 희망하는 셈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SK는 자본시장과 PEF 생태계를 가장 잘 알고 활용하는 그룹사 중 하나"라며 "PEF들이 어떤 구조를 고안해오느냐에 따라 거래 진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자본시장에 수차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2013년과 2015년, 2017년 세 차례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수요예측 이후 자진 철회했다. 회사 측이 기대하는 공모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엔 IPO 작업과 매각 추진을 병행하기도 했다. 당시 협상 상대방은 MBK파트너스였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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