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세품귀에 `전세수급지수` 20여년만에 최고치 근접
입력 2020-11-16 11:37 
부산시내 전경 [사진 = 이미연 기자]

새임대차법 시행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전국적으로 전세품귀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세수급지수가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190를 넘어섰으며 조만간 최대값인 200에도 도달할 기세다.
전세수급지수는 KB국민은행이 전세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부동산공인중개사들에게 매달 조사한 지표로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전세 수급이 균형 상태일 때는 100, 최대값은 200이다.
16일 리얼하우스가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전국 전세수급지수가 191.1로 집계되며 지난 2001년 8월 193.7을 기록한 이후 약 20년 만에 최고치를 근접했다. 이는 작년동월(148.7)보다 28.5%나 오른 수치다.
[자료 제공 = 리얼하우스]
지역별로는 대구가 197.1로 가장 높았으며 ▲광주 196.1 ▲경기 195.7 ▲인천 194.1 ▲서울 191.8 순으로 나타났다.
전세품귀현상이 계속되면서 전세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올해 10월 기준)이 지난해 동월 대비 20.6%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대전 20.5%, 서울시 17.2%, 울산시 16.2%, 충남 9.0% 순으로 나타났다.
폭등한 전세가격은 매매가격까지 끌어올린다는 진단도 나온다. 전세수요가 매수수요로 전환되면서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김포 풍무동에 '풍무푸르지오' 전용면적 84C㎡형은 지난달 18일 7억5900만원(26층)에 거래됐다. 6월 당시 호가는 5억5500만원(6월13일, 19층)이라 4개월 동안 무려 2억원 가량(36.8%) 오른 셈이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대우마리나1차' 전용 84㎡형의 경우 지난 9월 12억5000만원(7층)에 팔렸다. 이 주택형의 6월 최고 거래가격이 9억2000만원(11층)인 점을 감안하면 석 달새 31.6%(3억30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중개업자는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까지 아파트 매수에 가담하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면서 "집주인들마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매물을 거두면서 거래도 힘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나 고분양가관리지역 등의 정책으로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면서 신규분양을 노리는 수요도 늘었다. 올해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분양일정을 제때 잡지 못했던 건설사들도 연말로 가면서 공급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월에는 한달 간 64곳에서 4만8420가구가 공급된다.
현대건설과 계룡건설은 서울시 강동구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 5블록에 '힐스테이트리슈빌 강일'(809가구)을 분양한다. 사업지가 공공택지에 속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두산건설은 부산시 사하구 장림1구역에 '두산위브더제니스센트럴사하'(1643가구 중 일반분양 1291가구)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시는 비규제지역이라 청약자격이 까다롭지 않고 대출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대구 중구 삼덕동2가 일원에서는 SK건설이 '동성로 SK리더스뷰'(335가구)을 짓는다. 대구 중구는 고분양가관리지역이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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