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단독] 강경화 만났다지만…바이든 측근 쿤스는 北언급 `노(No)`
입력 2020-11-11 19:25  | 수정 2020-11-12 19:36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가까운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을 만나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외교부]

현재 미국 출장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근인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을 만나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강조했다고 언급했지만, 정작 쿤스 의원은 북핵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 등을 면담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 중에서도 쿤스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 초대 내각에서 국무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양자 간 어떤 대화와 교감이 오갔는지가 중요하게 부각되는 상황이다.
일단 특파원 간담회 언급 내용을 보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 관련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설명하고 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했다는 게 강 장관의 설명이다. 강 장관은 "과거 민주당 행정부는 우리 정부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 온 경험이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 후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 간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 장관과 면담 후 쿤스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회동 내용을 보면 북한이나 북핵과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발견되지 않았다. 쿤스 의원은 "나는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과 코로나19에 상호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에 대해 탁월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한국 동맹은 서로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데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강해질 것"이라고 덕담했다.
강 장관이 북핵 이슈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접근의 필요성을 환기시켰다고 설명한 것과 달리 쿤스 의원은 양국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는 이란·쿠바 문제와 함께 바이든 당선인의 핵심 외교 현안인 북한 문제에 대해 쿤스 의원이 강 장관과 한 차례 회동만으로 북한 관련 언급을 하기가 부담스러웠음을 시사한다. 심지어 그는 양국 동맹 관계 문제에 앞서 코로나19 상호협력을 우선 관심사항으로 언급했다.
이는 역으로 향후 바이든 당선인을 상대로 한 문재인 정부의 추가 접근법에 효율적인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찰떡 공조로 북한과 역사적 판문점 3자 회동을 이룬 만큼 이 모멘텀을 바이든 행정부와 계속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북한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은 쿤스 의원의 신중한 트윗 반응을 보면 바이든 당선인과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외교안보 자문그룹의 관심 및 우선순위에서 '북한과 대화 모색' 의제가 아직 '먼 발치'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코로나19 관련 상호 협력에 적극 관심을 보인 쿤스 의원의 트윗처럼 코로나19 협력이라는 연성 이슈에서부터 문재인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차근차근 협력의 모멘텀을 키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북핵 문제에서 '성과주의'에 급급하지 말고 코로나19 협력에서 한미 간 동맹의 군불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가 인사는 "현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우리는 한국보다 더 많은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오히려 한국을 경쟁자로 인식하는 발언을 수시로 쏟아냈다. 이로 인해 아쉽게도 양국 보건당국 간에 손에 잡히는 협력의 결실이 맺어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대로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와 '정책 선명성'을 보여주기 위해 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최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구심정으로 하는 자문위원회를 본격 출범시켰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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