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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야기 NO”…정우표 사람 냄새+강단있는 블랙코미디 ‘이웃사촌’ (종합)
입력 2020-11-11 18:02 
‘이웃사촌’ 언론배급시사회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이 또 한 번 오달수와 손을 잡고 가족애와 소통을 이야기하는 ‘이웃사촌으로 돌아왔다. 특히 3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이웃사촌은 말 그대로 사람 냄새나는 영화였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에서는 영화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이유비, 이환경 감독이 참석했다.

‘7번방의 선물 이후 이환경 감독은 7년, 7자하고 인연이 많다. ‘7방의 선물 이후로 7년만에 내놓는 영화라 관객분들께도 죄송하고, 좋은 영화를 빨리빨리 했어야 하는데 죄송하기도 하고 오랜 기다림 속에 나온 영화라 긴장도 되고 많이 떨린다. 오달수에게도 너무 떨려서 내 옆에 있어 달라고 몇 번씩 부탁했다. 오달수도 많은 힘을 받고 나왔다. 내가 연출을 했는데 즐겁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오달수를 라면 같은 사람이라 표현한다. 늘 질리지도 않고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그때 그맛대로 나오고, 먹다가 안먹다 보면 다시 땡기는 존재다. 늘 사랑하고 존경하고 연기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그런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수 공식석상 복귀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2년 9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서게된 오달수는 날씨가 추운데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조금 전에 영화를 봤는데 누구보다도 마음이 무거웠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약 3년 전에 고생했던 배우분들, 감독님, 스태프분들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됐다”라고 말을 꺼냈다.

‘이웃사촌은 친근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속에는 1985년이라는 시대적 배경, 정치적인 이야기들이 섞여들어 있다. 이런 점에서 친근한 제목의 ‘이웃사촌은 아이러니함을 남기기도 했다. 이환경 감독은 ‘7번방의 선물에서 조정제도와 사법제도에 대해 꼬집는 이야기가 아닌 딸과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영화여서, 제목도 ‘7번방의 선물이 태어났다. ‘이웃사촌 역시 1980년대의 좀 말도 안 되는 무슨 파, 아이러니한 시기였다. 자택격리라는 부분과 맞닿으면서 아이러니한 느낌들을 재밌게 풀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까 정치적 메시지들보다는 두 남자가 가족들,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제목 자체도 영화에 대한 느낌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소탈하고 친근한 ‘이웃사촌으로 정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웃사촌의 캐릭터는 각양각색의 매력은 물론, 각 캐릭터가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다채로웠다는 것도 관전포인트였다. 정우는 대권이라는 캐릭터가 처음에 굉장히 냉철하고 차갑고, 그 과정에서 가부장적인 딱딱한 그런 캐릭터다. 점차 옆집 이웃을 통해서 조금씩 사람 냄새 나는 인물로 변해간다. 그 모습들을 좀 폭이 커서 처음과 마지막은 아예 좀 갑옷을 벗은 듯한 그런 느낌의 사람 냄새나는 그런 인물로 되기를 바랐다”라고, 오달수는 일반 사람하고 다르지 않은, 옆에 이웃도 있고 또 본의 아니게 자택격리에 되면서 되려 가족들 하고도 많은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크게 다르지 않은 인물로 다가가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김희원은 내 생각은 블랙코미디를 많이 원했다. 어떻게 하면 악당이 좀 웃길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너무 악하게만 한 게 아닌가. 악하면 악할수록 웃길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면에서 악하게 보인 게 다행인데, 최대한 거기에 집중했다”라고, 김병철은 국가정보기술원에 일하는데 좀 허술해 보여서 ‘이 사람이 그런 기관에서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며 연기했다. 그런 부분이 과하지 않게 잘 선을 잡아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유비는 가족을 많이 사랑하고 아빠를 많이 생각하는 착한 딸이지만, 강단있는 결정을 내릴 줄 알고 생각이 깊고 그런 캐릭터여서 그거에 중점을 두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웃사촌 오달수 정우 이환경 감독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다만 이환경 감독과 배우들은 ‘사람 냄새 ‘가족의 이야기 ‘소통 등의 소재를 강조했지만, 정치적인 성향은, 특히 실제 있었던 역사의 한 부분과 비슷한 점이 많았기에 자연스레 한 인물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이환경 감독은 정치이야기를 안 볼 수는 없었다. 당시 음악, 미술, 문화, 사회, 경제 등을 보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투영되고는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가족 간의 이야기, 사람들의 소통을 이야기하고 싶던 부분이다. 뒤에 나오는 결말은 그때 당시의 정치와는 다르다. 내가 느낀 감정이 시나리오로 움직였고, 현장에서 배우들을 디렉션하면서 나온 거다. 그걸 염두한 건 아니다.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그 느낌으로 보면 덜 즐길 수 있어서 그런 색깔로 보지 않고 교감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 가족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로 봐주시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당부했다.

그런 진솔한 이야기 중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정우는 이 대본이랑 캐릭터 자체가 워낙 감정의 기복도 있고, 감정신들이 많아서 대본을 보면서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이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욕심이 났다”라고 밝혔다. 그는 선배님들께서 동료 배우들은 카메라 앞에 서면 외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혼자 왔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번에도 꽤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와 함께 동료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정우는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달수 선배, 현장에 가면 언제나 내가 연기를 다 받아주는 희원 선배, 어깨동무하면서 하는 병철이형, 이유비도 마찬가지였다. 그 중심에는 이환경 감독이 큰 힘을 줬다. 내가 심적으로 힘들어하거나 안 그러면 고민을 넘어서서 너무 힘겨워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 현장에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연기를 할 수 있게끔 잘 지휘를 해줬다. 거기에 대해 참 감사한 생각이 든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다른 배우들도 정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달수는 다들 많은 노력들을 하는데 같이 연기해본 배우들 중에서 정우처럼 열심히 하는 배우는 못봤다. 잘 못봤다기 보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가 있나 싶을 정도다. 너무너무 꽤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라고, 김희원은 연기할 때 정우가 내가 다 받아줘서 좋았다 하는데 사실 같이 받아주지 않으면 안 된다. 정우라는 배우는 정말 항상 열려있는 배우다. 같이 연기할 때 늘 의사소통이 훌륭해서 언제나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그런 배우 같다”라고 호평했다.
‘이웃사촌 이유비 김병철 김희원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이유비는 정우도, 오달수도, 이환경 감독도 이렇게 현장에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하면서 작업했다. 같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정말 많이 배웠다”라며 제일 많이 배운 건 책임감이었다. 이 역할을 맡아서 이거를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많이 배운 작품이다. 오늘 이렇게 3년 만에 보면서 많이 배워간다. 그런 부분에서 나한테 뜻깊은 작품이다”라고 소회를 드러냈다.

여기에 힘입어 이환경 감독은 정우와 특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내가 데뷔할 때 공개오디션에 정우가 왔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다 왔다. 그때 정우라는 배우를 처음 봤었을 때 이상한 배우가 왔다고 느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이유와 관련해 이환경 감독은 그때 당시를 생각해보면 ‘라이온킹의 심바같은, 천방지축 같은 느낌의 기억이 있다. 그게 벌써 17년 전이다. 정우가 성장해가는 걸 쭉 봤다. 정우와 같이 하면 좋겠다 했고, 정우의 연기를 보면 그 어린 시절에 ‘라이온킹에서 심바가 성장하는 걸 봐왔구나의 느낌을 느끼 해준 배우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이웃사촌을 볼 때 관객들이 알아뒀으면 하는 포인트도 짚었다. 정치와는 살짝 거리를 놔달라는 것. 이환경 감독은 자택격리라는 부분이 와닿았다. 특히 이와 관련해 연상되는 분이 있겠지만, 또 다른 분도 같은 일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책으로 읽기도 했다. 그분들이 겪었을 고충,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놓을 수 있는 가족들의 사랑, 바깥과의 소통 등에서 내가 줄 수 있는 톤앤매너는 무엇일지 고민했다”라며 이런 부분들을 편안하게 보여주려는 것에대해 고민하다 보니까 정치적으로 많이 가면 내 스스로 단절시키는 부분이 많았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연상이 되는 지점이 있는데도 이야기가 다르게 흘러가니까 다르게 보시지 않을까 싶었다. 초반에 코믹하게한 것도 정치적으로 보지 말라는 의미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런 연상되는 인물을 연기한 오달수 역시 우리나라 현대 정치를 이렇게 생각을 한번 해봤다. 내가 그 시대를 관통하고 살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는 많이 듣고 배우고 이해하고 그랬던 시절도 있기 때문에 편견없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연기할 수 있는, 감독님도 그런 걸 원하셨다. 개인적인 감정이 담긴 자칫하면 나올 수 있는데 감독님하고 그런 것들은 관객의 몫으로 돌리자가 연기에 주안점을 둔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이날을 기점으로 복귀를 예고한 오달수는 독립영화를 찍었다. 정말 간만에 아침 9시에 나가서 새벽 1시까지 촬영을 하루도 안 쉬고 일주일 정도 찍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너무 재밌었다. 이렇게 힘든 줄 모르겠고, 재밌게 잘 찍었다. 향후 계획은 아직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환경 감독은 쑥스럽지만 내 작품이라 자랑은 해야겠다. 지루하게 보셨을 수도 있지만, ‘이웃사촌이 ‘7번방의 선물의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나왔으면 했고, 관객과 호흡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팬데믹 시대에 어쨌든 보시면서 내 마음 같아서는 답답하고 허탈하고 힘들고 외로운 관객들이 백신을 맞듯 ‘이웃사촌을 보면서 그 시간 만큼 편안하고 즐겁게 마스크 잘 착용하고 볼 수 있는 해피한 영화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오달수는 어떻게 보면 빛을 못 볼 뻔 했던 영화인데 다시 한번 스태프분들, 배우분들한테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 드리겠다. 부디 ‘이웃사촌 많이많이 사랑해주길 바라겠다”라고 재차 사과하며 기대를 끌어 올렸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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