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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장비 美 솔라엣지, 바이든시대에 날개 다나
입력 2020-11-11 17:49  | 수정 2020-11-11 20:42
◆ 新니프티 50시대 ⑨ 솔라엣지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임기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구체적인 친환경 공약도 내놓았다.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2조달러를 투입하고 미국 전역에 태양광 패널 5억개, 풍력 터빈 6만개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태양광주와 풍력주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의회가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분열된다고 해도 풍력과 태양광 자원은 경제성이 워낙 좋기 때문에 탄탄한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를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광 관련주 중 패널업체들 간 경쟁은 치열하지만 필수장비인 인버터 시장에는 절대 강자가 존재한다. 바로 미국의 솔라엣지다. 2006년 설립돼 이 분야의 후발주자였던 솔라엣지는 기술력 하나로 급격하게 시장점유율을 넓혀 나갔다. 2014년 톱10 안에 진입하고 2017년 4위에 오르더니 2019년 드디어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특히 미국 주거용 태양광 시장에서 솔라엣지 점유율이 2019년에는 60% 수준에 육박했다.
솔라엣지 제품의 강점은 일반적인 인버터의 단점을 해결했다는 것이다. 전통적 인버터 구조는 모듈 단위의 컨트롤이 불가능해 전력 손실 등 비효율성 문제가 컸는데, 솔라엣지의 경우 모듈 레벨에서 전력 생산량을 최대화하고 변환 없이 배터리로 바로 저장돼 에너지 손실률을 최소화할 수 있게 했다.

인버터 시장에서의 약진은 솔라엣지가 생산하는 다른 제품군의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 태양광 발전은 패널에서 모아진 에너지가 인버터, 파워 옵티마이저,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 스마트 에너지 매니지먼트 솔루션 등을 거쳐 사용 가능한 전기가 되는데 소비자들이 보통 패키지로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의 성장이 주거용 시장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솔라엣지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주거용 부문은 2018년 기준으로 46%를 넘어섰다. 가정용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솔라엣지의 매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35% 증가했다.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거용 태양광 시장이 확장되면서 솔라엣지는 성장을 경험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올해부터 모든 신축 주택에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했고 이것이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부터는 글로벌 시장 진출도 시작되었다. 가장 큰 재생에너지 시장인 유럽 지역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호주 등 기타 지역에서도 매출이 성장해 2019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52%에 이르는 고성장을 달성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솔라엣지의 3분기 실적은 매출이 전년 대비 17.7%, 영업이익이 43.9% 떨어지는 등 시장의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3억4500만~3억6500만달러로 시장 기대치인 3억9100만달러보다 낮게 제시됐다. 미국, 유럽 등에서 주거용 인버터 수요는 여전히 강했으나 유럽, 호주 등에서 상업용 인버터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2021년 이후 다시 한번 성장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기적으로는 분산형 인버터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와 ESS 판매 본격화로 향후 3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지식재산권으로 보호받는 높은 기술력과 아웃소싱 위주의 생산 구조를 갖추고 있어 수익성도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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