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본어 '벤또'가 사투리?…3억 들인 방언사전 '부실 논란'
입력 2020-11-11 17:44  | 수정 2020-11-18 18:03

전북도가 지난해 전국 최초로 발간한 방언사전의 편찬·발간사업이 '부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병도 전북도의원(전주 3)은 오늘(11일) 도 문화체육관광국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서 "전북도 방언사전 편찬·발간사업이 상식 이하의 부실 용역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전북의 전통과 문화적 역량을 알리고자 추진된 이 사업에는 용역에만 3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방언사전은 부록을 포함해 총 1천118쪽이며, 1만1천86개의 사투리를 담았습니다.


방언사전에는 '벤또', '구루마', '고무다라', '공고리', '공고리질', '나멘', '빵꾸' 등 식민잔재 일본말과 '미친년 널뛴다', '나비', '나무 뚜껑', '술빵', '떡가래' 등 표준어가 다수 수록됐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습니다.

그는 "누가 봐도 표준어를 사투리라고 버젓이 올려놓는가 하면 '벤또'나 '구루마'와 같은 일본말을 멀쩡한 방언으로 실었다"며 "전문가적 식견과 무관하게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질타했습니다.


특히 사전에는 '벤또'란 단어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군산과 무주, 완주, 임실로 기재돼 있습니다.

이 의원은 "방언사전 머리말에도 나와 있듯이 '전북 방언은 전북만의 독특한 언어적 특징을 간직해 언어·문화적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는 지역의 문화자산'"이라며 "이런 문화자산에 일본말과 표준말로 뒤섞어 놓은 것은 망신"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전북도는 지난해 발간비 2천만 원을 들여 220부를 배포했고, 이 의원의 지적에 따라 사전을 전량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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