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말표흑맥주 맥주 매출 4위로 껑충, 칭따오도 제쳤다
입력 2020-11-11 15:32  | 수정 2020-11-11 17:05

수제맥주인 '말표흑맥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출시 3일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 캔이 완판된 데 이어 편의점 맥주 매출 순위에서 대형 제조사와 유명 수입 맥주들을 제치고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11일 CU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국산 맥주와 수입맥주를 포괄하는 전체 맥주 카테고리에서 말표 흑맥주가 매출 4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편의점 업계에서 국산맥주와 수제맥주를 모두 포함한 전체 매출 순위에서 수제맥주가 TOP5 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위 카스, 2위 테라, 3위 하이네켄의 뒤를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으로,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맥주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진 칭따오맥주보다 한 계단 위다.
현재 말표흑맥주는 출시 한달만에 100만캔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말표흑맥주를 생산하는 '스퀴즈브루어리'가 중소형 양조장이어서 충분한 물량을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인 걸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앞서 CU가 지난 5월 출시한 곰표 밀맥주의 제조사인 세븐브루어리 역시 생산라인을 최대로 가동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곰표밀맥주를 단독 판매중인 CU조차 각 점포에 입고되는 물량이 10~12일에 단 6캔 뿐이다.

이러한 국내 소형 브루어리 상품의 선전을 업계에서는 '이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순간적 유행이 아닌 맥주 시장의 판세 변화 수순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수제맥주 시장의 부흥기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곰표 밀맥주와 말표흑맥주는 수십년 전 추억의 상품을 만들던 곰표, 말표와 콜라보 한 상품으로 레트로 감성을 즐기는 2030세대를 타겟으로 출시됐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 세대층이 6개월 넘게 해당 상품에 열광하고 있는 것은 재미를 넘어 맛까지 갖췄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그동안 국산 맥주는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맛과 다양성 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으며 수입산 맥주에 20~30대 고객을 뺏기고 있었다.
반면 CU는 주류 MD가 먼저 각 브루어리의 맥주 마스터와 맛과 향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대중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맛을 잡아내기 위해 노력했고, 이 같은 노력이 소비자들의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국산 수제 맥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편의점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브루어리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 대형 주류 제조사들도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내년부터 주류 규제 개선방안으로 주류 위탁제조(OEM)가 가능해지면서 대형 주류 제조 업체(롯데주류, 하이트진로 등)들이 생산 설비가 부족한 소형 브루어리의 레시피를 받아 이를 대량 생산해 주는 것으로 수제맥주 시장에 손을 내밀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그동안 수입맥주나 대형제조사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수제맥주가 일본 불매와 주류세 개편을 발판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며 "내년부터 편의점 업계에 진출을 원하는 소형 브루어리의 문의가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다양하고 개성있는 국산 수제맥주를 고객들이 간편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CU에서 소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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