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광군제 날 마윈 저격한 中당국 `IT반독점 조사`…홍콩증시 기술주 패닉셀에 알리바바 급락
입력 2020-11-11 14:59  | 수정 2020-11-12 15:06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날'인 알리바바 광군제날, 홍콩증시에서 투자자들의 패닉셀이 쏟아지면서 알리바바 주가가 장중 9%가까이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1일 오전(현지시간)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알리바바를 겨냥해 반독점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달 초 앤트 그룹 기업공모(IPO) 무산 사태에 이어 또 다시 '차이나 리스크'가 불거진 여파다.
이날 오전 홍콩증시에서는 '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 주가가 8.86%, 텐센트 주가가 5.29%떨어지는 등 중국 대표 기술주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량 타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 부위원장이 "중국은 특히 핀테크 부문을 중심으로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규제 강화 메시지가 전해지면서 홍콩증시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오전 중 항셍테크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장중 6.00% 떨어졌다. 해당 ETF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외에 또다른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인 징둥닷컴과 메이투안, '중국의 애플'을 꿈꾸는 샤오미 등 중국 대표 기술주를 담고 있다.
투매 물량이 나오는 가운데 11일 JP모건의 알렉스 야오 연구원은 고객 메모를 통해 "중국 당국의 새로운 규제 방침은 현실에서 어떤 방식의 구체적인 조치가 이뤄질지 여부도 중요하지만 당장 온라인 산업 고삐를 바짝 조이겠다는 시그널"이라면서 투자주의 메시지를 냈다. 한편 홍콩 소재 CMB국제증권의 데니얼 소 전략가는 "반독점 조사를 비롯한 베이징의 규제 강화는 기술 대기업에게는 엄청난 타격"이라면서 "가뜩이나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이 나오면서 글로벌 증시 차원에서 기술주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불가피 하다"고 전망했다.

IT대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 움직임은 중국 뿐 아니라 전세계 차원의 공통된 정책 기류다. 유럽에서는 10일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 대해 반독점 규정 위반 혐의를 제기하면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에서는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대통령 당선을 선언하면서 내년 이후 민주당 발 반독점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
다만 중국의 반독점 규제 움직임은 공산당 지도부 특유의 정책 불투명성과 불확실성에 따른 '차이나리스크'와 뗄 수 없다. 상하이 소재 조인트윈 법률회사의 존 둥 파트너변호사는 11일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이번 CBIRC 지침을 보고 말 그대로 숨이 탁 막혔다"면서 "오늘이 광군제인데 당국이 이같은 움직임을 공식화한 것은 기술기업들이 경기를 일으킬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규제 당국은 글로벌 증시 사상 최대 규모 IPO상장을 준비한 알리바바 자회사 앤트에 대해 상장 불과 이틀 전인 지난 3일 저녁 상하이·홍콩 증시 앤트 상장을 무기한 연기시킨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직전 주말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 행태를 공개 석상에서 비판했다가 지난 2일 당국에 소환돼 질책 받은 후 하루만에 증시 상장 중단이 결정된 것이다. 앤트 상장 기대감에 지난 3일까지만 해도 홍콩증시에서 상승세를 달렸던 알리바바 주가는 3일 이후 주가가 10%이상 미끄러졌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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