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날조다, 진짜다" 진실공방으로 번진 美대선 우편투표 부정 의혹
입력 2020-11-11 14:03 
미국 시민이 미국 우편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미국 공화당이 대선 우편투표 사기 주장에 핵심 근거로 삼아온 우체국 관계자의 증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제보자로부터 재반박이 나오는 등 진실공방 양상을 띠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펜실베이니아주 우체국 직원 리처드 홉킨스가 미 우체국 감사과정에서 자신이 부정투표 의혹을 꾸며낸 것이라고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홉킨스는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겠다는 진술서에 서명까지 했다. WP의 보도가 알려지자 하원 정부개혁위원회 소속 민주당도 트위터에 "내부고발자가 완전히 철회했다"고 즉시 밝혔다.
앞서 홉킨스는 펜실베이니아주 이리 지역 우체국장이 개표 당시 직원들에게 11월 3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의 날짜를 바꾸라고 지시하는 내용을 엿들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일부 공화당 세력은 홉킨스의 주장을 수시로 인용하며 부정의혹을 강조해왔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연방검사들에게 지시를 내려 기존에 보고된 부정투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도록 승인한 가운데,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 선거캠프가 펜실베이니아주를 상대로 제기한 관련 소송 내용에도 홉킨스의 의혹제기가 포함됐다.

지난주 처음으로 부정투표 의혹을 주장한 홉킨스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와 공화당으로부터 '미국의 영웅' 대접을 받아왔다고 WP는 전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그가 내부고발로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13만 달러가 넘는 기부금이 모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홉킨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WP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섰다. 그는 직접 출연한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나는 절대 의혹철회를 하지 않았다"며 "이제 그들이 이 기사를 철회해주길 바란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홉킨스의 의혹을 보도한 보수성향 언론인 제임스 오키프는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이 음성으로 녹음된 연방기관의 '협박'에 속아 넘어갔다"며 의혹 철회 소식을 함께 부인했다. 같은 내용이 담긴 트위터 게시물을 공유한 트럼프 대통령은 홉킨스를 "용감한 애국자"라 칭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조작된 투표에 대해 밝히고 있다"고 응원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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