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세 확인했나"…김현미 `저희집 5억 가능` 발언에 뿔난 이웃들
입력 2020-11-11 13:53  | 수정 2020-11-25 14:36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주택도시기금 디딤돌(구입자급) 대출의 실효성을 두고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다가 자기 집을 "5억원이면 살 수 있다"고 예를 든 것에 대해 이웃 주민들이 "사과하라"며 규탄 성명을 내놓았다.
김 장관이 거주하는 경기도 일산 덕이동 하이파크시티주민연합회는 10일 밤 성명을 내고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확한 가격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매우 경솔한 언행"이라며 "이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장관은 같은날 국회 예결위 회의에 출석해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디딤돌 대출 한도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디딤돌 대출은 무주택 서민의 내집 마련을 지원하는 주택도시기금으로 5억원 이하 주택을 마련할 때 최대 2억6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김 의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중위가격이 1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 등을 들며 국토부가 정한 디딤돌 대출 기준(5억원 이하)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10억원 이하 아파트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이 "5억원짜리 아파트도 있느냐"고 질문하자 김 장관은 "있다. 수도권에도 있고"라면서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합회 측은 국토부 신고가를 인용해 지난 9월 176㎡(53평형) 매매 실거래가가 5억7900만 원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이 디딤돌 대출 대상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연합회는 "최근 20% 이상 상승폭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10년 전 분양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적절한 발언이었는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특히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이파크 입주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발언으로 하이파크시티가 전국적으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되고 이는 하이파크 입주민들의 마음에 적지 않은 상처를 주었다"며 "주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마지막으로 "타지역과 집값 양극화가 더욱 심해져 가격에 의한 거주 이전의 자유가 박탈된 상황에서 우리 하이파크시티 주민의 자산가치를 국토부 장관이 조롱 내지는 폄하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김 장관의 발언이 '부적절하고 개념없다'고 재차 규탄했다.
[맹성규 기자 sgmaeng@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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