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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김태형 감독의 빠른 대처…KS행 순항 중인 두산 [MK시선]
입력 2020-11-11 04:59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 경기에서 두산이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김재환의 활약을 앞세워 4-1 승리를 거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역시 큰 경기에 수가 강한 김태형 감독이었다. 두산 베어스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도 순항 중이다.
두산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위즈와의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4-1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9일) 1차전에서 3-2로 승리한 두산은 2승을 가볍게 챙기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 남겨뒀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눈앞에 다가왔다. 확률적으로 87.5%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이 16차례 나왔는 데 그 중 14차례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다.
LG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고 있는 두산은 가을에 강자임을 포스트시즌에서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1차전에서 두산은 선발 크리스 플렉센이 7⅓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플렉센이 긴 이닝을 버티면서 투수는 플렉센과 이영하만 썼다.
투수 운영에 여유가 생겨서인지 최원준이 선발로 등판한 이날 2차전에서는 불펜 물량 공세를 펼쳤다. 특히 투수 교체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
선발 최원준은 2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3회말 kt의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스코어가 2-1로 좁혀졌다.

1점 차까지 좁혀지자 김 감독은 발 빠르게 최원준을 내리고 김민규를 올렸다. 김민규는 강백호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유한준에서 볼넷을 허용했지만, 장성우를 상대로 바깥쪽 낮은 속구로 삼진을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김민규 이후에는 박치국이 올랐다. 김민규는 4회에 심우준에게 몸에 맞는 공과 조용호에게 2루수 앞 내야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상황에 놓였다. 박치국은 황재균을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박치국은 5회에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음이 백미였다. 4-1로 앞선 6회 2사 1루에서 김태형 감독은 세 번째 투수 홍건희를 내세웠다. 홍건희도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후 이영하가 9회 마무리투수로 올라왔다. 전날 31개 공을 던진 이영하는 선두타자 박경수에 볼넷을 내주는 듯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이영하를 다독였고, 이영하가 3점 차 리드를 지켰다.
전날 1차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이영하가 불안한 기색을 보이자 김태형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올라갔다. 김 감독은 150km 던질 생각 말고, 편하게 가운데 보고 던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영하가 응답한 것이었다. 또 3회초 김재환이 3볼 노스트라이크에서 적시타를 때려 2-0으로 달아나기도 했다. 보통 3볼의 경우 타자들은 투수의 공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역시 벤치의 사인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 투수가 언제 실투할지 모른다"고 설먕했다.
전날 9회 결승타를 때린 대타 김인태에게도 뭔가를 주문하는 장면이 나왔다. 볼카운트 불리하기 전에 적극적인 배팅을 하자는 내용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통했다.
어찌 보면 김태형 감독의 빠른 대처가 두산 순항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김태형 감독이나 두산 선수단 모두 2015년 한국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두산도 정규시즌은 3위에 그쳤지만,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시리즈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제 두산은 12일 열리는 3차전을 승리해,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는 게 목표다. 김태형 감독은 3차전에 끝내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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