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패배에 빛바랜…박병호, 4번타자 대결 완승 [WC1]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 4번타자 대결은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4)의 완승이었다. 하지만 팀은 연장 혈투 끝에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LG의 2020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부분 중 하나가 양 팀 4번타자 대결이다. 토종 타자와 외국인 타자의 대결이었다. 키움은 박병호, LG는 로베르토 라모스(26)가 나섰다.
시즌 막판 발목 부상을 당해 거의 한 달 만에 돌아온 라모스는 1회말 앞선 3번타자 채은성이의 좌월 솔로홈런 이후 타석에 들어서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초구를 밀어쳐 좌측에 큰 타구를 날렸지만, 키움 좌익수 허정협이 점프 캐치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이며 좌익구 플라이로 물러났다.
2회초 키움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LG 선발 케이시 켈리에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물러났다.하지만 박병호는 4회초에는 출루에 성공했다. 키움은 4회초 1사 후 서건창의 2루타와 이정후의 적시타를 묶어 1-1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동점이 된 1사 1루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랐다. 3볼째가 나올 때 켈리의 폭투로 이정후가 2루로 갔고, 이에 4구째도 볼을 골랐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라모스도 4회말 출루에 성공했다. 2사 후 브리검에 사구로 누상에 나갔다. 이날 채은성의 홈런 이후 LG 두 번째 출루였다. 다만 이형종의 3루수 땅볼 때, 2루에서 아웃되며 이닝이 종료됐다.
라모스는 6회말 2사 1, 3루 찬스에서도 타석에 들어섰다. 1-1로 맞선 상황이라 라모스의 타격 결과에 따라 다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라모스는 브리검의 초구를 공략했다. 하지만 타구가 뻗지 못하며 중견수 플라이가 됐다.
라모스가 아쉽게 물러난 반면, 박병호는 홈런을 터트리며 4번타자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켈리의 6구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2-1로 역전에 성공하는 한 방이었다.

박병호가 홈런을 가동했지만, 라모스는 감을 잡지 못했다. 2-2로 맞선 8회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계속된 2-2, 박병호는 9회초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1사 1루에서 지난해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끝내기 홈런을 뽑아낸 고우석과 승부를 펼쳤다.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로 승부하는 고우석 상대로 스트라이크가 먼저 2개 들어왔지만, 박병호는 이후 볼 2개를 골랐다. 이후 5구째 파울을 때린 박병호는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라모스는 2-2로 맞선 10회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다섯 번째 투수 김선기에게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대주자 김용의와 교체돼 먼저 벤치로 물러났다. 김용의는 이형종의 빗맞은 좌전안타 때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오지환의 2루 땅볼에 3루까지 가서 2사 1, 3루 찬스로 바뀌었다. 다만 김민성의 헛스윙 삼진으로 라모스의 출루가 득점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박병호는 곧바로 이어진 11회초 무사 1루에 타석에 나섰다. 이정후가 진해수에게 사구를 얻어내 1루로 나갔다. 박병호는 LG 다섯 번째 투수 최동환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키움도 11회초는 2사 2, 3루까지 만들었지만 득점 없이 물러났다.
박병호는 13회초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7번째 투수 임찬규에게 좌전안타를 뽑았다. 이어 김하성의 안타에 2루까지 진루했다. 2사 1, 2루에서 박동원의 행운의 적시타 때 박병호는 홈으로 들어왔다. 이날 결승점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키움은 13회말을 지키지 못했다. 2점을 내주며 3-4로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박병호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