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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서 헛심…2020년에도 유효한 김현수의 ‘가을야구 징크스’ [WC1]
입력 2020-11-02 22:53 
김현수는 2일 열린 LG와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김현수(32·LG)의 ‘가을야구 징크스는 해가 바뀌어도 유효했다. LG 이적 후 맞이하는 두 번째 포스트시즌, 그 첫 경기에서 김현수는 ‘워스트 플레이어였다.
쌍둥이 군단의 주장 김현수는 2일 열린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체면을 구겼다.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6타수 1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 0.322 1799안타를 기록한 김현수는 ‘타격 기계다. 하지만 그의 방망이는 너무 일직 겨울이 찾아왔다. 날씨만 쌀쌀해지면 고개를 숙이는 일이 잦았다.
유니폼을 갈아입어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타율은 0.190(21타수 4안타)이었다. 김현수의 10월 정규시즌 성적표는 예고편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10월에도 23경기에 나갔으나 타율(0.207)은 2할을 겨우 넘겼다.
오지환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키플레이어로 김현수를 지목했다. 김현수가 막힌 혈을 뚫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렇지만 김현수의 방망이는 차가웠다. 키움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삼진(1회말), 중견수 뜬공(4회말), 유격수 뜬공(6회말)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영웅이 될 기회는 분명히 있었다. LG는 1-2의 7회말에 만루 기회를 얻었고 홍창기가 안우진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나갔다. 2-2 동점.

그리고 타석에 김현수가 섰다. 안타 하나면 재역전이었다. 김현수는 1B 1S 카운트에서 안우진의 커브에 반응했다. 하지만 타구는 1루수 박병호에게 향했다. 1루수 땅볼 아웃.
김현수를 위한 무대장치는 또 한 번 마련됐다. 2-2의 9회말 2사 2루. 안타 하나면 혈투를 끝낼 수 있었다. 김현수는 조상우의 초구를 힘껏 때렸으나 타구는 힘없이 날아가 우익수 이정후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김현수의 침묵 시간만큼 경기 시간이 길어졌다.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타석에서 김현수의 안타가 터졌다. 1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김성민과 풀카운트 끝에 친 공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하지만 수비 시프트가 도움이 됐다. 유격수 앞 내야안타.
LG는 김현수를 대주자 신민재와 교체했다. 발로 만든 김현수의 내야안타가 승리의 발판이 되진 못했다. 뒤이은 채은성의 타구는 병살타로 연결됐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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