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혼돈의 4분기…잘나가던 해외펀드 모두 추풍낙엽
입력 2020-11-02 17:33  | 수정 2020-11-02 23:30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해외펀드 시장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재유행으로 막대한 경제적 타격이 우려되는 데다 미국 대통령선거, 경기부양책 결과가 예측 불허 양상으로 흘러가며 해외 펀드 투자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태다. 투자자들 역시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해외 펀드 시장 관망세를 견지하는 만큼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10월 30일 기준)세계 해외펀드의 지역·국가별 펀드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국가별 펀드뿐 아니라 친디아, 유럽, 중남미, 브릭스 등 경제공동체와 지역공동체 단위 펀드들도 하락을 막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의 근원지인 미국 펀드(57개·설정액 2조86억원)는 1주일간 수익률이 -4.04%로 글로벌 평균보다도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설정액 5조64억원에 달하는 중국 투자펀드(총 172개) 역시 1주일간 -1.1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 펀드(9개·설정액 967억원)와 유럽 펀드(37개·설정액 3514억원)는 1주일 새 각각 6.78%, 6% 하락하며 가장 저조했다. 이 외에도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 대부분 지역·국가 펀드들이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해외펀드는 코로나19발 글로벌 패닉에 빠졌던 지난 3월 이후 6개월간 수익률에서는 대부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올해 효자 투자종목으로 분류됐다. 미국 펀드는 6개월 수익률이 16.32%에 달했고 브릭스 펀드 역시 25.43%의 수익률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외펀드 시장에 찬바람이 불며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단기간에 해외 펀드시장이 일제히 하락한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공포다. 일주일 새 유럽에서 연일 일일 최다 감염자 기록을 갱신하고, 확산세가 미국으로 번지며 일상 마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글로벌 증시 폭락을 가져왔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해외 주식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이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장은 "일주일 새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는 것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패닉을 가져왔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된다면 일상은 물론 경제 위기가 올 것이란 우려가 증시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 격인 미국발 불확실성도 시장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 대선 결과가 선거 하루 전까지도 예측 불허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경기부양책을 언제 내놓을지에 대한 시점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빙 양상인 대선 결과를 놓고 소송전이 이어지거나 장기화할 경우 최소 1주일에서 최대 3개월 이상 이슈가 표류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부양책 역시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돼야 본격적으로 힘을 받고 추진될 수 있어 두 가지 중대 현안이 맞물려 있는 상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이 혼란에 빠질 경우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해외 펀드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발 불안감이 해소되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위기감이 고조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권하면서도 저점 매수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실제 1차 웨이브 때만큼 영향이 클지,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발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팀장은 "글로벌 증시를 감싸고 있는 변수들 중 코로나19를 제외한 미 대선과 경기부양책 이슈는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해소될 부분"이라며 "당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의가 필요한 것도 맞지만 이럴 때 기회를 잘 잡는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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