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임대차법 시행 3개월새 서울 전셋값 평균 3천756만 원 올라
입력 2020-11-02 07:47  | 수정 2020-11-09 08:04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근 3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천750만 원 넘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2년 동안 평균 전셋값이 7천500만 원가량 오른 것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간 상승분은 그 직전 1년 9개월 동안의 상승분과 맞먹습니다.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평균 전셋값 5억3천677만 원…최근 3개월간 금천구 등 외곽 중심으로 올라

오늘(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3천677만 원으로, 조사 이후 처음 5억 원을 넘겼던 8월(5억1천11만 원)과 비교해 3천756만원(7.5%) 올랐습니다.


지난달 평균 전셋값은 2년 전인 2018년 10월(4억6천160만 원)보다는 7천517만원(16.3%) 오른 것입니다.

최근 3개월간 상승률(7.5%)이 2년 상승률(16.3%)의 절반에 육박해 직전 1년 9개월 상승분과 맞먹습니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반년이면 지난 2년 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따라잡습니다.

7월 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8∼10월 사이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이 통계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개월 사이 ㎡당 평균 44만2천 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3㎡(1평)당 평균 145만9천 원 오른 셈입니다.

KB 리브온 통계는 구별 평균 전세가격은 제공하지 않고, 구별 ㎡당 가격만 제공합니다.


이 때문에 전체 평균 전셋값과 ㎡당 전셋값을 맞춰 비교해야 구별 전셋값 추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 평균 전셋값을 국민주택 규모보다 조금 큰 전용면적 86.8㎡ 아파트에 적용하면 5억3천667만 원으로, 평균 전셋값과 같은 수준이 됩니다.

전용 86.8㎡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금천구가 3개월 사이 전셋값이 11.0%(3천640만 원) 올라 서울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이어 성동구가 10.9%(6천31만 원), 은평구가 10.3%(3천832만 원), 강동구가 10.2%(4천996만 원)로 10% 넘게 상승했습니고, 강북구 9.5%(3천402만 원), 광진구 9.5%(5천295만 원), 동대문구 9.3%(3천902만 원), 성북구 9.2%(4천123만 원), 노원구 9.0%(3천76만 원) 등의 오름폭이 컸습니다.

송파구(8.8%·5천70만 원)와 강서구(8.1%·3천527만 원), 도봉구(7.8%·2천487만 원)도 평균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의 전셋값 상승이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권보다 두드러진 것으로 보입니다. 강남 3구 중에는 송파구가 평균 이상 상승했지만, 강남구(7.1%)와 서초구(7.6%)는 평균 상승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전셋값이 3개월간 가장 적게 오른 지역은 영등포구로 3.3%(1천562만 원) 상승에 그쳤습니다. 용산구(3.8%·2천145만 원)와 중랑구(5.3%·1천924만 원)도 오름폭이 작았습니다.

◇ 강남구 전셋값 86.8㎡ 기준 9억 원↑…4억 원 미만 전세 서울서 씨 말라가

전세 계약 갱신 기간인 2년 전과 비교하면 평균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구로 86.8㎡ 아파트 기준으로 보면 20.4%(1억5천363만 원)가 올랐습니다.

같은 면적 기준으로 성동구가 21.9%(1억1천48만 원) 올라 뒤를 이었고, 광진구 19.6%(9천997만 원), 금천구 19.4%(5천962만 원), 송파구 19.2%(1억131만 원), 성북구 17.8%(7천387만 원), 강북구 16.9%(5천681만 원), 은평구 16.4%(5천766만 원) 등의 순이었습니다.

2년간 전셋값이 가장 적게 오른 지역은 구로구로 전용 86.8㎡ 아파트 기준 3천292만 원 올랐습니다.

이어 중랑구(3천609만 원), 도봉구(3천559만 원), 서대문구(4천244만 원) 순이었습니다.


지난달 기준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 역시 강남구로, 86.8㎡짜리 전세 아파트를 얻는데 평균 9억786만 원이 필요했습니다. 서초구가 8억3천240만 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송파구에서 같은 평형 아파트를 전세로 얻으려면 6억2천809만 원이 들었고, 성동구는 6억1천529만 원, 광진구는 6억909만 원, 중구는 6억854만 원, 마포구는 5억8천905만 원, 용산구는 5억8천84만 원이 필요했습니다.

전셋값이 가장 저렴한 지역은 도봉구로 86.8㎡ 아파트 기준으로 평균 3억4천307만 원이 필요했고, 금천구(3억6천752만 원), 노원구(3억7천415만 원), 중랑구(3억8천207만 원), 강북구(3억9천249만 원)가 4억 원 미만이었습니다.

전세 품귀 속에 전셋값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4억 원 미만 전세도 점차 사라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서울의 KB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달(189.3)보다 2.4포인트 올라가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는 0∼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합니다.

한국감정원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대와 실거주 요건 강화, 전·월세 계약갱신청구제 시행 및 청약 대기수요 등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하면서 교통·학군이 양호한 주요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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