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배터리 분할 확정한 LG화학, 앞으로 주가 전망은
입력 2020-10-30 10:32  | 수정 2020-10-30 10:50

LG화학의 전지(배터리) 사업부문을 떼내는 물적분할 안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이 12월1일 출범한다.
LG화학은 30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동관 대강강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LG화학 전지사업부 분할안이 원안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분사안이 승인됨에 따라 LG화학은 12월1일을 기일로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시킨다. 분할등기예정일은 12월3일로 잡혔다.
이에 따라 향후 LG화학 주가 방향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금까지 증권가에는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기업공개(IPO)로 희석될 지분가치보다, 분할 이후 배터리 사업의 가치 재평가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가 많다. 다만 이날 분할 안건 통과 소식이 전해진 뒤 LG화학 주가는 낙폭을 키웠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전지 사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기존의 경쟁사들 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도 전지 사업에 진출하는 등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경쟁 또한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급변하는 시장 상화에에서 전지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체졔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진 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져왔다.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하면 LG화학 주식에서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물적분할한 뒤 출범하게 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공개에 나서 상장하게 되면 기존 LG화학 주식 가치에서 배터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역시 임시주총을 사흘 앞둔 지난 27일 이번 배터리 사업 분할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부분 LG화학의 배터리 분할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특히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을 맡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찬성 의견을 냈다. KCGS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 결정이 LG화학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도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한 LG화학의 투자 확대가 회사 재무구조에 부담이 돼 국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며 "향후 신설된 법인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물적분할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도 배터리 사업 분할로 설립될 LG에너지솔루션(가칭)에 대한 LG화학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향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IPO로 희석되는 가치보다 더 빠르게 커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 주식 시장에서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의 가치를 더 낮게 평가받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LG화학 전지 사업은 복합적인 사업 구조 하에 위치해 있어 순수 배터리업체인 CATL이나 궈쉬안 대비 할인돼 가치가 산정돼왔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증권은 LG화학에 대해서는 세전이익 대비 시장가치(EV/EBITDA)를 목표치로 18.9배로 산정했지만, CATL과 궈쉬안의 평균 EV/EBITDA는 28.4배에 달했다. LG화학과 CATL은 올해 들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이번 분할 이후 배터리 사업 가치는 할인돼야 할 유인이 사라지기에 순수 배터리업체의 배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38분 현재 LG화학은 전일 대비 1만7000원(2.61%) 내린 63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분할 안건 통과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낙폭이 4.30%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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