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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는 맛 ‘도굴’[한현정의 직구리뷰]
입력 2020-10-30 08:3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결정적 구멍도 치명적인 매력도 없다. 딱 예상했던, 누구나 아는 맛이다. 어디에서 봐도 감흥이 크게 다르지 않을, 집에서 봐도 무방할, 흔한 범죄 오락물 ‘도굴이다.
영화는 흙 맛으로 보물을 찾아내는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위험하고도 짜릿한 판을 벌이는 이야기다. 동구는 고미술계 거물과의 거래에 도굴 전문가 존스(조우진), 삽질 달인 삽다리(임원희)를 만나 팀플레이를 펼친다. 홍일점 신혜선이 고미술계 큐레이터 ‘세희로 분해 이제훈과 묘한 관계를 형성한다.
‘도굴이라는 소재는 신선하다. 첫 도굴이 시작도니는 황영사부터 천재 도굴꾼 강동구의 존재를 알리는 장안평 골동품 상가, 두 번째 도굴 본거지인 중국 지린성 지안시 옛 고구려 고분과 은밀한 거래가 진행되는 스카이 호텔, 마지막 목표인 선릉까지 (소재를 살린) 다양한 로케이션으로 방방곡곡 다채로운 루트를 선보인다.
극 중반부까지 차례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나쁘지 않다. 진부하고 평면적이지만 베테랑 배우들의 내공 덕분에 그럼에도 피식 피식 웃음이 나오는 구간이 더러 있다. 무엇보다 이제훈을 중심으로 한 이들의 합은 안정적이고도 편안하다. 지적이고도 섹시한 매력을 선보이는 신혜선의 변신도 괜찮다.
다만 전반적으로 캐릭터, 캐릭터의 전사, 사건의 계기나 이것을 풀어나가는 방식 등 모든 면이 진부하다. 곳곳에 심어놓은 각종 장치나 반전들은 일찌감치 예상 가능하고 유기적이지도 못하다. 뻔한 스토리, 과도한 대사량, 헐거운 전개에 속도감 떨어진다. 후반부로 갈수록 흥이 올라야하지만 통쾌함은 반감되고 매력도 떨어진다.
범죄 오락 액션이라는 장르, ‘도굴이라는 소재에서 떠올릴 수 있는 전형 그 차제다. 조금 더 똑똑하게 활용했다면 좋았을 요소들이 많지만 그것을 안전, 그 이하로 심심하게 완성시켰다. 11월 4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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