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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BIFF] 지금 이 시대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입력 2020-10-29 15:1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이누도 잇신 감독이 만들어낸 실사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의 애니메이션 영화, 지금 이 시대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29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온라인 기자회견이 개최된 가운데 타무라 코타로 감독이 참석했다. 박선영 프로그래머도 함께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평범한 대학생 츠네오와 사랑하는 사람과 호랑이, 물고기 그리고 바다가 보고 싶은 조금은 특별한 조제의 만남 사랑 이별을 담은 청춘 멜로 애니메이션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이 원작이다.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주연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우에노 주리 등과 함께 만들었던 실사영화도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감독으로 데뷔한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설마 이렇게 큰 무대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될 거라 생각 못 했다. 정말 영광이다. 관객들이 적은 가운데 보게 되는 건 안타깝지만, 기분 좋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관객들도 많이 기대해달라”며 폐막작 선정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애니메이션 작품은 2003년 영화의 리메이크는 아니다. 타다네 세이코의 단편 소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재탄생 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누도 잇신 실사와는 해석, 세계관의 차이가 있다. 실사영화도 원작을 바탕으로, 실사영화로 해석하고 만들었다면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만의 다른 해석으로 원작을 재해석해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실사영화보다 희망적인 판타지 세계를 펼친다. 세밀하고 부드러운 작화와 따뜻한 파스텔 톤의 채색을 통해 세상과 맞닥뜨린 조제의 용기와 사랑을 응원한다.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단편 소설에서는 츠테오와 조제의 결론을 마무리 짓지 않는다. 실사영화에서는 잘 알다시피 엔딩이 되어있다. 원작이 제시한 엔딩과 실사영화가 제시한 엔딩이 차이가 있다. 실사영화에서는 그 나름의 틀이 있다. 그건 이누도 잇신 감독과 각본이 만들어낸 엔딩이다. 저는 거기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엔딩의 형태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게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원작, 실사영화와 시대성에 차이를 둔 것에 대해 원작 소설은 1985년에 쓰였다. 35년 전에 쓰인 작품이다. 뒤에 만들어진 실사영화도 2003년에 만들어졌다. 17년 전에 만들어진 거다. 이번에 만들면서 조제와 츠네오와 비슷한 관객들이 봐주길 바랐기 때문에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이 영화를 보게끔 하기 위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현대로 무대를 옮기게 되었고 새롭게 재해석된 작품을 만들려고 생각했다. 원작과는 시대성과 차이가 난다. 각본에서 시대성의 차이를 어떻게 녹여내는가를 조정하면서 주안점을 두면서 만들어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은 어른이 되는 문턱이 된다. 부모 곁을 떠나서 사회로 나아가는 연령대다. 영화 속 조제는 집에만 있다가 외부의 세상에 대한 동경심이 있고, 어려운 장벽을 극복해나간다. 바깥세상에 나간다. 그런 주제 자체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싶었다.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모두가 집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연륜을 떠나서, 어느 나라에 살고 있더라도 모두가 외부의 세상에 대한 동경심이나 그리움이 증폭된 시기다. 그런 의미에서 조제가 느낀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대학생이나 초년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에게 영화가 선보여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원작 소설을 봤을 때 이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 생각했다. 그때 제가 가진 이미지가 엔딩에도 그대로 표현이 됐다. 저는 이 이야기가 연애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동시에 조제의 성장기이자 츠네오의 성장기라고 이해했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집에 틀어박힌, 외부와 차단된 조제가 어떻게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지,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나갈 수 있는지, 성장의 이야기가 큰 포인트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물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외부와 소통, 외부로 나간다는 걸 포함했다.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는가와도 이어진다. 바깥세상으로 나아간다는, 내면의 변화를 깊이 파고들 수 없을까 생각했다. 그 주제 의식이 애니메이션에 많이 반영되어 있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영화의 장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애니는 그림으로 모든 걸 표현할 수 있다. 풍경을 더욱 매력적으로 그릴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 현대로 무대를 옮겼을 때 도시적인 부분, 시골스러운 부분도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생각했다. 그게 애니메이션에서 잘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며 애니메이션만의 매력을 꼽자면 꿈과 상상력에 대한 부분이 예고편에서 표현된다. 실사라면 이런 환상적인 상상의 세계가 겉돌 수도 있는데, 애니는 이미지를 표현할 때 작품의 세계관을 녹여내며 제시할 수 있는 게 애니매이션의 장점이자 감정”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에서는 2013년에 개봉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실사영화가 큰 사랑과 지지를 받고, 많은 팬이 있는 작품이라고 알고 있다. 애니는 다른 취지에서 출발했다. 원작 단편 소설을 재해석한 같은 제목의 영화지만, 또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만약에 이게 2013년에 실사와 똑같을 거라고 기대한다면 숨은그림찾기 같은 상황이 될 수 있어서 온전히 작품을 즐기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그 자체로 새로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본다면 훨씬 순수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무대는 같지만, 시대는 다르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금 이 시대를 그린다. 지금 시대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다. 새롭게 봐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타무라 코타로는 1980년 일본 후쿠오카 출생. 애니메이션 제작사 그룹타크에서 근무했으며,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히어로맨(2010)과 ‘고식(2011)의 오프닝, ‘유레카7(2012)과 ‘절원의 템페스트(2012~2013)의 엔딩을 연출했다.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2012) 조감독으로 참여했다.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노라가미(2014)로 연출을 시작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그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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