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美 다녀온 서훈 맹비난…"구접스럽게 놀아댔다"
입력 2020-10-29 10:25  | 수정 2020-11-05 10:36

북한이 최근 미국을 방문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공개 비난했다.
현 정부의 남북관계를 이끌어온 핵심 인물인 서 실장을 직접 겨냥해 원색적인 비난 표현을 퍼부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동서남북도 모르고 돌아치다가는 한치의 앞길도 없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행각하여 구접스럽게(몹시 지저분하고 더러운) 놀아댔다"며 서 실장을 향해 직격을 날렸다.
서 실장은 지난 13~16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등을 만나 한미관계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북한은 서 실장이 미국 방문 당시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남북관계는 미국 등 주변국들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한 발언을 가리켜 "얼빠진 나발"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서 실장의 발언이 "신성한 북남관계를 국제관계의 종속물로 격하시킨 망언"이며 "민족자주를 근본 핵으로 명시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남조선 당국의 공공연한 부정이고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북관계가 미국과 관계없이 '우리 민족끼리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서 실장을 겨냥한 노골적인 비난과 경고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든 당당하게 처신하라는 의미"라며 "남북관계는 미국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복원을 기대하지 말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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