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중기근로자 내집 마련 돕겠다더니…특별공급 경쟁률 최대 638:1
입력 2020-10-26 18:02  | 수정 2020-10-26 18:10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크게 뛰며 중소기업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 특별공급 제도'에 대한 수요가 급등했지만, 중소벤처기업부는 오히려 관련 주택 물량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서울 한 지역의 중소기업 근로자 특별공급 물량 추천 경쟁률은 638:1까지 뛰었다.
26일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3년 사이 '중소기업 장기 근로자 주택 우선 공급' 물량을 꾸준히 줄였다. 이 제도는 중소기업에서 5년 이상 오래 근무한 무주택 근로자들에게 부동산을 특별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8년 중소기업 근로자 주택 특별공급 물량을 4318개로 배정했다. 그러나 해당 주택 물량은 지난해 3028개, 올해 1~7월 사이 1614개로 꾸준히 줄었다. 반면 해당 제도 신청자 수는 2018년 5335명에서 지난해 8285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신청자가 1만 3602명으로 전년 대비 64%나 급등했다.
물량을 줄어드는 데 수요가 늘어나니 관련 경쟁률은 크게 높아졌다. 올해 7월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은평구 'DMC SK VIEW'의 경우 중소기업 근로자 특별공급 물량은 1세대에 불과했지만 638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올해 4월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동작구 '흑석 리버파크 자이'의 경쟁률은 480:1에 달하기도 했다. 서울 은평구 'DMC 센트럴 자이'는 331:1,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는 221:1의 경쟁률을 각각 보였다.
권명호 의원은 "대기업 근로자에 비해 임금이 많이 낮은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해당 제도는 '내 집 마련'의 희망 불씨였다"며 "그러나 이젠 의미가 퇴색돼 로또라고 불린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 제도의 운영 실패는 사다리 걷어차기나 다름없다"며 "중기부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물량에 대한 공급 조절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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