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살 된 트레이더스, 국내 창고형 할인점 문화를 바꾸다
입력 2020-10-26 15:09  | 수정 2020-10-26 16:47
트레이더스 안성점. [사진 제공 = 이마트]

'한국의 코스트코'를 목표로 탄생한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개장 10년만에 매출을 50배 가까이 불리며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창고형 할인점으로 자리매김했다.
26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호점 구성점 오픈 당시 484억원이던 트레이더스 연 매출은 9년만인 지난해 2조3371억원으로 50배 가까이 커졌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올해 1~9월에는 작년보다 23% 뛴 2조133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점포수도 2015년 10개에 이어 지난해 말 18개, 올해 연 스타필드 안성점을 포함하면 총 19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기존 할인점 시장이 온라인쇼핑에 추월당하고 출점도 사실상 멈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트레이더스의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첫번째 요인은 저렴한 가격이다. 개별포장과 판매가 원칙은 기존 할인점과 달리 묶음포장과 판매를 기본으로 하면서 결과적으로 1개당 단가를 낮추는 창고형 할인점의 전략을 충실히 따르면서 동시에 후발 주자임을 감안해 코스트코 같은 경쟁사보다도 가격을 더 낮춘 것이 효과를 냈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 제품 가격은 같은 상권 내 일반 대형마트보다는 7~15%, 회원제 할인점보다는 3~5% 저렴한 수준에 맞춰 매긴다.
특히 연 3만원(개인 3만8500원·사업자 3만3000원)이 넘는 회비를 부담해야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코스트코, 지금은 폐지했지만 작년까지 연 3만5000원의 회원비를 받았던 롯데 빅마켓과 달리 '연회비 0원'으로 누구나 쇼핑 가능한 창고형 할인점 매장 모델을 선보인 것도 지금의 트레이더스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공산품이 주력 제품인 전통적인 창고형 할인점과 달리 신선식품에 초점을 맞춰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한국식' 서비스를 선보인 전략도 잘 맞아떨어졌다. 올해 1~9월 트레이더스 전체 매출에서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기존 할인점 이마트보다 12%포인트나 더 높다.
특히 축산 매출 비중은 전체의 15%로 전체 상품 중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트레이더스에서 팔린 전체 상품 중 매출 순위 1~5위가 모두 신선식품인데, 이중 1위 냉장 삼겹살, 2위 양념 소불고기, 3위 양념 토시살구이, 5위 목심까지 4개가 축산 제품이다. 창고형 할인점인 만큼 한우는 팩당 600g~1㎏ 단위로 포장하는데, 이는 400g 내외씩 담는 이마트보다 최대 2.5배 더 크다.
최근에는 포장된 반찬을 판매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장보기에 특화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즉석조리제품 구색도 강화해 올해 1~9월 해당 품목 매출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33.8%나 늘었다.
코스트코의 인기 비결인 '커클랜드'와 비슷한 강력한 자체브랜드(PB)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핵심 원재료 비중을 늘리거나 품질을 더 높인 트레이더스 PB인 '티 스탠다드'는 현재 화장지, 키친타월 등 생필품부터 우유, 떡갈비 같은 먹거리까지 30여종으로 운영 중이다. 여기에 트레이더스에만 만날 수 있는 각종 특가 상품은 내놓을때마다 품귀 현상을 빚을 만큼 인기다. 지난해 출시한 65인치 '반값' UHD TV는 59만8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 2주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팔려나갔고, '마스크 대란'이 한창이던 지난 6월 1장당 320원에 내놓은 일회용 마스크는 2000만장이 순식간에 품절됐다.
트레이더스가 창고형 할인점 1위인 코스트코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국내 16개 매장을 보유한 코스트코 코리아의 지난해(자체 회계연도인 2018년9월~2019년8월 기준) 매출은 4조1709억원으로 트레이더스보다 1조8338억원 더 많다. 2017년 2조2826억원이던 둘의 매출 차이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트레이더스 매출이 지난 9월까지 작년 1년간 매출에 육박했고 남은 기간 연말 소비특수가 몰릴 예정임을 감안하면 간극은 더욱 좁혀질 전망이다.
공격적인 출점도 이어간다. 지난해 3개, 올해 1개를 연데 이어 매년 2~3개를 꾸준히 오픈해 오는 2030년까지 전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지금의 3배에 육박하는 전국 50개까지 점포수를 늘린다는 목표다.
개점 10주년을 맞아 트레이더스는 오는 11월1일까지 대표 인기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기념행사를 연다.
삼성카드 회원은 호주산 냉동 LA식 갈비(2.3kg)를 5000원 할인한 6만4800원, 일반 감귤보다 당도가 2~3브릭스 높은 귤림원 감귤(3.4kg)은 3000원 저렴한 1만88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루컴즈 32인치 게이밍 모니터는 6만원 할인한 19만8000원, 휴럼 활력충전 홍삼정 스틱은 신세계포인트 적립시 50% 싼 3만9900원에 판매한다.
10주년 기념상품으로 콜럼비아 크레스트 프라이빗 블렌드 와인은 1만6480원, 12병을 보관할 수 있는 티 스탠다드 더 와인셀러는 13만9800원에 선보인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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