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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구창모, ‘10승’ 찍고 ‘KBO리그 토종에이스’ 자존심 세울까 [MK시선]
입력 2020-10-26 11:37 
NC다이노스 구창모가 24일 복귀전이었던 창원 LG트윈스전 등판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NC다이노스 창단 첫 우승은 토종에이스 구창모(23)의 건강한 복귀까지 더해져 쾌감이 더 컸다. 이제 구창모가 남은 정규시즌 선발 점검을 거쳐, 한국시리즈에서도 완벽한 투구를 이어갈지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구창모는 올 시즌 KBO리그의 히트상품이었다. 다만 기간이 전반기로 제한된다. 전반기 13경기 87이닝을 소화하며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로 펄펄 날았다. 평균자책점, 다승, 승률, 탈삼진 부문에서 1위를 달렸다.
전통적 에이스의 척도인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질주했다. 더욱이 외국인 투수들 사이에서 국내 투수로서는 고군분투하는 모양새였다. 특히 1점대 평균자책점을 계속 유지하다가 8월 26일을 끝으로 규정이닝에 미달돼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7월 27일 수원 kt위즈전 등판 이후 구창모는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사라졌다. 염증이 생겨 휴식을 취하면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90일 간 자리를 비울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졌다. 정밀 검진 결과 팔꿈치에 미세 골절이 발견됐다.
투수 부문 지표는 세이브와 홀드를 제외하고 외국인 선수들이 점령한 상황이다. 마지막 자존심 양현종(32·KIA타이거즈)도 지독한 아홉수에 시달리다가 지난 13일 창원 NC전에서 10승 고지를 밟았다.
26일 현재 국내 선발투수 중 10승 이상을 따낸 투수는 박종훈(29·SK와이번스) 소형준(19·kt위즈)이 12승, 양현종이 11승, 최원준(26·두산 베어스) 임찬규(28·LG트윈스) 배제성(25·kt) 최채흥(25·삼성 라이온즈)이 10승을 거두고 있다. 다만 이중에서 평균자책점이 3점대인 투수는 최채흥(3.63)과 임찬규(3.97)이다. 최채흥은 규정이닝을 아직 채우지 못했다. 토종 투수 중 가장 승리를 많이 거둔 박종훈의 평균자책점은 5.02, 소형준은 4.04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토종 투수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이는 8위에 위치한 문승원(31·SK)의 3.65, 그 다음 9위가 임찬규다. 구창모의 후반기 이탈이 NC뿐만 KBO리그 전체로도 아쉬운 이유다.
그래도 복귀전에서 전반기의 완벽하고 간결한 피칭을 느낄 수 있었던 구창모의 피칭이었다. NC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지난 24일 창원 LG트윈스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3-1로 앞선 6회말 2사 1, 2루 상황에 등판, 1⅓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복귀전을 치렀다. 비록 구속이 140km 초반대에 그쳤지만, 에이스의 향기는 그대로였다. 이날 NC는 12회말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우승을 확정했다.
NC다이노스 구창모가 24일 창원 LG트윈스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구창모는 남은 경기에서 한 차례 선발 등판할 전망이다. 승리투수가 되면 10승 고지를 밟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선발로 점검을 마치고 한국시리즈 준비를 한다는 게 NC의 계획이다. 더 좋은 시나리오는 10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호투다. 비록 규정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토종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길이다. 구창모가 해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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