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주호영-최재성의 `좌충우돌` 회동
입력 2020-10-26 10:51  | 수정 2020-11-09 11:36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과 26일 오전 만났다. 야당의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 서면 질의서를 놓고 두 사람 사이엔 날선 대화들이 오고 간 것은 물론, 당초 비공개로 만나기로 했던 자리가 공개로 바뀌면서 최 수석이 답변서를 가져오고도 주 원내대표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등 '좌충우돌' 회동이었다는 평가다.
이날 오전 두 사람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났다. 첫 대화부터 두 사람의 입장차는 분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야당과의 만남과 대화에 대한 부분에서였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늘 소통한다고 하시고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하셨는데 (야당이 한 질의에 대해) 100일이 지나도 답변이 없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최 수석은 "(야당에 직접 만나서 소통할) 의사가 있으신지 확인을 부탁드렸는데 말씀이 없으셨다"고 받아치면서 "(오늘 주신 질의서만 봐도)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기엔 굉장히 수위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곧바로 "그러면 뭔가 연락이 있어야 하는데…"라면서 "저희들은 대단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재차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을 서면으로 전달하는데 대한 답변을 요구했고 최 수석은 "서면으로 질문과 답변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서로 교집합도 찾고 간극도 좁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이는 만나서 나눠야 할 말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 수석은 애초에 청와대로부터 주 원내대표의 앞선 질의에 대한 답변서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이 원래 비공개에서 공개로 외부에 알려지면서 최 수석이 답변서를 전달하기가 '뻘쭘'한 상황이 되어버리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더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최 수석은 '주호영 원내대표 10대 질의 답변'이라는 제목의 답변서를 가져왔으나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된데 대해 부담을 느끼고, 회동에서도 "서면으로 하기에 적절치 않다"고까지 말한 것이다. 회동이 끝난 후 답변서를 받았는지 안받았는지, 실제로 가져왔는지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가 있었지만 최 수석은 답변서를 갖고 왔으나 주 원내대표에게 전달하지 못했고, 결국 최 수석이 가져온 답변서의 표지만 사진으로 남는 촌극으로 끝났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에도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을 최 수석에게 전달했다.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청와대에 정식 전달이 된 후 공개하겠다. 미리 언론플레이 하기 싫다"라고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대해선 '자주 만나야 한다'는 원론에 대해선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야당의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불만이 컸다. 주 원내대표는 "언제든 말하고, 의견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상설화는 좋은 형식"이라고 전제한 후 "그러나 민주당과 청와대가 (야당을) 대하는 과정을 보면 상설화는 일방통행을 강요하는 장치에 불과했고, 마음을 열고 야당의 말을 듣는 회의체가 아니란 것을 여러차례 확인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럴거라면 만날 필요가 없지 않느냐라는 분위기가 많다"면서 "상설협의체를 가동하시려면 정말 야당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냥 듣고 치운다가 아니라 들어준다가 되야 한다. 그런 기구가 빨리 가동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수석 역시 만남 자체에 대해선 찬성하면서도 "야당의 지도자분들과 대통령이 만날때는 그래도 뭔가 성과도 있고, 합의도 있는 부분이 있는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도 대통령도 뵙고, 실무적 사전 접촉들이 있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당시 당 대표가 회동했을 때 의미있는 합의도 했었고, 합의문도 내면서 국민들이 그런 모습을 보며 박수를 보내시고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해 야당을 압박하기도 했다.
[박인혜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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