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억울한 일 있으면 명예회복 해야한단 약속 믿어" 피격공무원 아들, 文대통령에 답장
입력 2020-10-22 23:50  | 수정 2020-10-22 23:56
피격 공무원의 아들이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 [사진 제공 = 이래진 씨]

지난달 연평도 근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어업지도 공무원 이 모씨(47)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 19일 보낸 답장이 공개됐다.
22일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55)는 기자들에게 고인의 아들이 최근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전문을 공개했다. 고인의 아들은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 보내주신 편지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라며 편지를 시작했다.
숨진 이씨의 아들은 편지에서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말씀과 직접 챙기시겠다는 약속을 믿습니다"라며 "저와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해주신다는 대통령님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썼다. 또 "저희 가족이 겪고 있는 지금 이 고통이 하루 빨리 끝나길 바라며 대통령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편지는 지난 19일 청와대로 전달됐다는 게 고인의 친형 이씨의 설명이다. 당초 비공개로 전달된 편지가 공개된 데에는 해양경찰청이 이날 고인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재확인한 데 유족들이 실망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씨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오늘 해경 발표 내용이 그동안 했던 내용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는데 그 내용이 인격살인 수준"이라며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해경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실종자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자진 월북 근거로 피해 공무원이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던 점, 각종 채무 등으로 개인 회생을 신청하고 급여 압류 등 절박한 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던 점 등을 들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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