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말 부진 딛고…중소형株 연초 이후 반등"
입력 2020-10-22 17:48  | 수정 2020-10-22 21:08
올해 4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중소형주 주가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매해 연말이 가까워지면 배당 투자가 늘면서 대형주로 수급이 쏠리는데, 이 과정에서 중소형주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연말 '보릿고개'를 넘기면 다시 중소형주 수익률이 반등하는 흐름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코스피 대형주는 1.44%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 중형주는 0.78%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코스피 소형주는 1.25% 상승했지만, 대형주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렸다. 올해 코로나19 이후 중소형주가 유가증권시장 반등을 이끌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급이 대형주로 쏠리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난 3월 19일 코스피가 저점을 기록한 뒤로 10월 21일까지 62.65% 올랐는데 코스피 중형주는 88.24%, 코스피 소형주는 83.91%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대형주가 58.68% 올라 중소형주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뒀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중소형주 수익률이 코스피를 상회한 때는 2~3번에 불과하다"면서 "계절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말 들어 중소형주가 부진한 것은 단순히 몸집이 작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연말 실적 시즌이 다가올수록 실적 향방을 판단하기 쉽고 배당성향이 높은 대형주 위주로 수급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피 중형주를 구성하는 종목 가운데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를 증권사가 제시한 비율은 52%에 그친다. 심지어 소형주를 구성하는 종목은 5%만 실적 컨센서스가 제시된 상태라 투자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반면 대형주를 구성하는 종목 가운데 94%는 증권사의 실적 컨센서스를 받아두고 있어 투자자들 판단이 용이한 편이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안정적인 실적을 내야 하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투자가 대형주 위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적 판단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얼마나 배당 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 예측이 가능하다. 확실한 수익원을 찾는 투자자라면 올해 연말 또한 배당주 투자가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에도 9~10월에 접어들면 배당주 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면서 "연말 중소형주가 기술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그중에서도 배당을 획득할 수 있는 배당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중소형주는 제조업 비중이 높아 올해 연말에는 더욱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최 연구원은 "소형주에 속한 기업은 협력 사업 매출 비중이 높아 손익 변동성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소형주에 제조업 비중이 높아진 것은 경제·산업 패러다임이 변했기 때문"이라며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트렌드를 주도하는 신산업이 대형주로 성장했고 전통 제조업은 증시에서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말 시즌을 넘기면 다시 중소형주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주주 양도세를 회피하는 물량이 연말 대거 시장에 풀린 뒤 다시 수익을 거두려면 중소형주 위주로 수급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에 진입한 개인이 많아 대주주 요건을 충족시키는 이도 꽤 있을 것"이라면서 "양도세 회피 물량과 더불어 하반기 미국 대선 등 이슈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중소형주가 실적으로는 대형주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내년까지 개인 장세가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중소형주가 연초 이후부터 반등할 수 있다"면서 "대형 기업들 투자가 중소형주 낙수 효과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초 중소형주가 반등한다면 한국판 뉴딜 정책과 관련 있는 종목이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중소형주가 유망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표적인 소부장주로는 솔브레인, SK머티리얼즈, SKC 등이 꼽힌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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