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30억 자산가만 모십니다…우리은행 강남 TCE센터 가보니
입력 2020-10-22 16:18 
지난 22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6층에 위치한 우리은행 TCE강남센터에서 박승안 센터장(오른쪽)과 고객이 상담을 하고 있다. 이 센터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금융자산 관리 및 자산 승계, 부동산 관리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승환 기자]

22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 들어서니 다른 승강기와 달리 유독 한가한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전용 엘리베이터가 눈에 띄었다. 6층에 내리니 금융자산 30억 이상만 출입할 수 있다는 TCE강남센터에 도달했다. TCE는 'Two Chairs Exclusive'의 줄임말이다. 우리은행 WM 브랜드인 투체어스의 최상위점포라는 의미다.
여기는 기존 344㎡ 면적의 PB센터를 3개월에 걸쳐 450㎡ 규모로 확장한 곳이다. 초고액자산가들 취향에 맞추기 위해 각종 고급 가구와 전시물 등이 들어오면서 흡사 미술관을 방불케 했다. 센터 벽 안쪽에 걸린 부채 전시물은 국내 무형문화재 명인의 작품이고, 대형 LCD 전시물은 국내 유명 미술작가의 영상물이다. 고급 응접 테이블과 의자, 고객 상담 데스크 등에 14억원의 인테리어 비용이 쓰였다.
센터 한 쪽에는 24시간 철통 보안으로 관리되는 333개의 개인 금고실이 자리잡고 있다. 이 은행 점포 고객이 380명에 달하기 때문에 개인 금고가 꽉 차있는 셈이다.
근무 인력은 개인 고객을 맡는 PB자산관리 전문가 5명과 기업금융전문가(RM) 3명 등 총 16명이다. 우리금융 내 최상위 자산관리 점포이자 개인·기업 복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점포이기도 하다. 그래서 프라이빗뱅킹(PB) 업무와 기업금융(IB), 투자금융(CB) 등을 결합했다는 의미로 PCIB지점으로도 불린다.
지난 22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6층에 위치한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개인금고실에서 박승안 센터장(오른쪽)이 고객과 상담 중이다. 이 센터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개인 금고 333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 점포의 수장은 자동차에서 금융상품까지 못 파는게 없다는 '영업통' 박승안 센터장이다. 현대차 기획실과 삼성 21세기기획단 상품 전략 등을 거친 그는 국내 금융사 최초의 고액자산가 전문 점포인 삼성증권 'Fn아너스클럽'에서 근무하며 거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노하우를 쌓았다. 그는 박찬호와 박지성 등 유명 스포츠스타는 물론 강남권의 1000억원대 중소기업 오너들의 자산관리를 담당하며 이름값을 높여왔다.
박 센터장은 "그동안 은행 입장에서는 무 자르듯이 고객들을 상대했기 때문에 자산가라도 개인자산과 법인자산을 별도로 상담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곳은 PB와 RM이 함께 일하고 있어서 법인과 오너 개인 자산관리에 대한 원스톱 상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 오너를 중심으로 부쩍 부동산 관련 상담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TCE강남센터는 같은 층에 부동산·세무 전문 상담 공간을 따로 만들고 있다. 박 센터장은 "최근 1000억원대 자산가와 상담했는데 서울 강남지역 빌딩의 경우 매년 가치가 올라가고, 증여 시점 직전 기준으로 세금이 나오기 때문에 자녀 증여 목적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게 낫다고 조언했다"고 말혔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일반 점포는 줄이고 있지만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전문 지점은 늘리고 있다. 우리·KB국민·하나은행은 3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전문 점포가 모두 6곳이며, 신한은행은 50억원 이상 고객을 위한 전문 점포 2곳을 두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금융지주 내 증권사와 협업해 주식에 대한 전문 상담이 가능하지만 우리금융은 그룹 내 증권사가 없어 이 분야가 공백 상태다. 공교롭게도 TCE강남센터는 과거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였던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의 강남사업본부 자리다. 박 센터장은 "고객에 대한 종합 금융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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