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용점수 1000점 만점자도 카드론 금리 `연 16%`…신용도 무색
입력 2020-10-22 15:58  | 수정 2020-10-29 16:06

신용카드사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에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심지어 신용점수 1000점 만점자에게조차 최저 금리 수준보다 3배나 더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산정 체계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더 쉽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점수 1000점(KCB 기준) 만점자에 적용한 카드론 금리가 높게는 연 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삼성카드는 연 15.60%를 신용점수 1000점 만점자에 부과했으며, 동일 점수자에 롯데카드는 연 13.55%를 적용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신용등급(KCB) 기준 3등급자에 연 15.20% 카드론 금리를 적용했다.
카드사들이 통상 카드론 대출 금리를 최저 연 5%대 수준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 신용점수 만점자에 최저 금리 대비 최고 3배나 높은 수준을 부과한 셈이다.

이처럼 신용점수 1000점 만점, 신용등급 기준 1등급자에게도 이런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저신용자의 경우는 따져보지 않아도 금리가 어떤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카드의 경우 카드론 이용자에 최저 연 5.2%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으나, 신용점수 1000점인 A씨가 카드론 이용을 문의한 사례를 보면 실제 금리는 연 10%(연 9.9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저 금리가 '그림의 떡'인 셈. A씨는 연체 이력이 없고 금융권을 통틀어 총 대출은 300만원(시중은행 대출) 수준이다.
카드론 금리는 각 카드사별로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신용점수(또는 신용등급)가 기본 베이스다. 신용도가 금리 산정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는 얘기다. 그러나 앞서 사례만 봐도 신용점수와 금리의 상관 관계가 크게 비례하지 않는 점이 확인될 정도로 금리산정 체계의 투명성이 떨어지고 있다. 관련 모범 규준이 있으나 금융당국이 아닌 카드업계 자체로 만든 탓에 신뢰성을 100% 담보할 수도 없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카드론 금리 체계는 합리적으로 책정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 요구에는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꺼리고 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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