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4년 간 끌고온 화양지구를 평택항 명품 배후주거지로 만드는게 내 사명"
입력 2020-10-22 15:44  | 수정 2020-10-22 16:09
최선철 평택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장 [사진 = 조성신 기자]

경기도 평택시 서부권 최대 규모의 민간 도시개발사업이 이달 말 첫 삽을 뜬다.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화양리 454-2 일원에 들어서는 '평택 화양도시개발지구'로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279만1195㎡(약 84만4000평) 규모를 자랑한다. 준공 시 2만여 가구에 5만4084명이 거주하는 미니신도시급 평택항 명품 배후 주거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하지만, 사업 막바지로 오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부동산 경기에 따라 부침을 수십번 겪어야 했고, 사업에 관심을 갖던 건설사들 조차 거대한 부지 규모에 따른 토목공사비 2000억원을 제외하고도 6000억원이 넘는 비용 부담에 참여를 꺼려했다. 평택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이하 평택 화양조합)은 국토부 심의 과정에서 2개 지구로 나눠 개발할까도 고민했지만, 같은 조합원끼리 시기 차이로 개발이익이 달라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모아 본인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내려야 했던 이가 있었다. 최선철 조합장이 그 주인공. 그는 2007년 조합장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찬성 조합원의 응원과 반대 조합원의 울분 모두를 감내하며 조합을 이끌고 있다. 국내에서 공공·민간을 망라해 단 한 번의 조합장 변경 없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조합은 평택 화양조합이 유일무이하다.
다음은 최 조합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평택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말해달라
"'평택 화양지구'의 태동은 정부가 평택항을 서해안 중심항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1990년대에 시작됐다. 해양수산부가 주체가 되어 평택항을 '환황해권 거점 항만'과 수도권 배후 물류기능 최적화를 위한 '산업 맞춤형 항만'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많은 예산을 투입해 부두를 크게 확장하고 항만 인근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으나, 2000년대 초반까지 항만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배후 주거단지 개발에는 관심을 쏟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서평택 지역에 토지를 갖고 있던 소유주들이 뜻을 모아 화양리 일원에 신도시를 만들기로 하고 2006년 조합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2006년 4월 평택시에 도시개발구역지정 제안서를 제출해 2007년 11월에 평택시 도시계획위원회 최종자문을 통과하고 2008년 10월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지형도면고시를 했다. 특히, 정부가 2008년에 평택항을 중심으로 하는 주변 지역을 황해경제자유구역(현 경기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면서 평택항 화양신도시 추진계획은 큰 탄력을 받게 됐다."
"2010년 10월 도시개발구역 개발계획 수립고시를 거쳐 2015년 7월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 실시계획인가 승인고시를 받았고, 2018년 8월 환지계획 승인을 받게 되어 서울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평택 화양지구' 개발이 가시화됐고, 마침내 오는 30일 기공식을 거행하기에 이르렀다."
- 토지소유자에게 개발이익을 재분배할 수 있는 형식이라는데, 일반적인 택지 개발과 어떤 차이가 있나
"토지구획정리사업 방식의 하나로, 도시개발사업 추진 시 수용한 땅의 소유주에게 보상금 대신 개발구역 내에 조성된 다른 땅을 주는 방식이다. 도시개발법상 공공시설의 설치·변경이 필요하거나 개발지역 땅값이 인근보다 비싸 보상금을 주기 어려울 때 주로 활용된다."
"도시개발사업을 환지방식으로 시행하는 경우 시행자가 사업에 필요한 경비에 충당하거나 사업계획에서 정한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일정한 토지(보류지)를 정해 처분할 수 있고, 보류지 중 공동시설 설치 등을 위한 용지로 사용하기 위한 토지를 제외한 부분, 즉 시행자가 경비충당 등을 위한 매각처분할 수 있는 토지가 체비지다. 일반적으로 조합이 아파트 건설을 시행하기 적합한 땅으로 만들어서 아파트 시행자에게 매각하는 것이 가장 흔하다. 이 매각 대금이 바로 사업진행을 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즉 사업비가 마련돼야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으니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 현재 체비지 매각 현황에 대해 말해 달라
"사실 지난해까지 체비지 매각이 저조해 사업 추진과 조합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미분양관리지역이었던 평택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더니 체비지가 팔리기 시작해 현재 75%의 판매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10년 이상 평택 내 주택부지가 없다 보니 최근도 여러 건설사로부터 체비지 매각 요청을 받고 있다. 14년 가까이 끌고온 사업이다. 서두르지 않고 사업 진행 과정에서 맞닥뜨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매각 않고 보유하고 있을 생각이다."
- 평택항 주변으로 평택BIX·현덕지구·평택호관광단지 등 개발사업이 많다. 중복되지 않나
"평택 화양지구가 평택항 배후주거지로 조성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업무·상업에 비해 주거시설 비율이 낮은 현덕지구와는 도시 개념이 다르다. 순수한 민간도시개발사업으로 평택 최대 규모라는 점도
평택포승(BIX)과 차이가 있다. 평택 화양지구는 국내에 내로라 한 대기업들이 입주한 포승산업단지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단지 내 근로자들만 흡수해도 직주근접 주거지로 손색이 없다. 특히 업무·상업시설 비율 낮지만, 추진 속도도 가장 빨라 다른 지구들보다 서평택을 대표하는 주거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평택항 배후도시로 자처하고 있는데, 평택항 상황은 어떤가
"평택항은 경기도 내 유일한 항만이다. 지난해 152만3131대를 포함해 지난 2010년부터 10년 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 수출입을 처리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7월 누계 전년 대비 5.0% 증가)을 기록하는 등 서해안 산업벨트의 핵심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늘어나는 물동량과 여객수송을 대비해 현재 운영 중인 64개 부두에 더해 오는 2040년까지 17개의 부두를 건설, 총 81개 부두를 운영하는 추가확장공사를 진행 중이다.
"최대 8만t 크루즈 입항이 가능한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확장공사가 오는 2021년 완료될 예정이고 평택항 2종항만배후단지도 개발 중이다. 항만 확장으로 수출확대는 물론, 대규모 기업체 입주도 계획돼 있고, 국제여객터미널 건립에 따른 관광수요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 평택 화양지구 주변의 교통여건에 대해 말해 달라
"평택 화양지구는 주변으로 교통망 확충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먼저 서해선복선전철 안중역(2022년 개통 예정)과 2~3km가량 떨어져 있고,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해 서해안고속도로와 평택~제천간 고속도로, 평택~화성 간 고속도로, 동서남북으로 이어지는 국도, 경부선과 국철1호선 등을 통해 전국 어디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말 완공된 SRT 지제역도 빼놓을 수 없다."
"서해선 복선전철 안중역이 개통하면, 서울 여의도까지 약 40분이면 출퇴근할 수 있다. 서해선 복선전철(89.2km)은 총 3조928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홍성~예산~당진~아산~평택(안중역)~화성 등을 경유해 여의도까지 진입하게 된다. 지난 6월 말 시공사로 케이알산업이 선정됐다."
최선철 평택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장 [사진 = 조성신 기자]
- 평택서구청 승격(예정) 및 이전 확정, 종합병원 건립 등 호재도 많다는데
"평택시는 '2035 평택도시기본계획'에 따라 도시공간구조를 2도심 생활권으로 분리해 고덕·송탄읍 등 동평택권에는 행정문화 도심을, 안중·포승·현덕 등 서평택권에는 물류관광 도심을 조성할 예정인데, 평택 화양지구에는 평택시 서부권의 각종 민원·행정 등을 담당할 공공기관과 종합병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평택시청 안중출장소가 평택 화양지구로 신축 이전하고 향후 서구청으로 승격하게 된다. 현재 안중출장소가 담당하는 주민 수는 10만여명으로 행정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머지않아 20여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청사 신축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마침 화양도시개발사업조합이 약 2만8000㎡의 청사 부지를 기부채납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평택시는 청사 건립비로 약 700억원을 투입해 지상 10층 규모의 청사를 건립해 관내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며, 2025년 준공을 목표로 2023년 상반기 착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종합병원 건립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평택시는 지난해 10월, '평택항 화양신도시' 내에 서부지역 응급 의료센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종합병원을 건립하기 위해 허리편한병원 및 화양도시개발사업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종합병원은 부지면적 9900㎡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에 350개 병상을 갖출 예정이며, 내과를 비롯해 16개 진료과목과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력·행정요원 등 550명이 상주한다. 이와 함께 초등학교 4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2개 총 8개 학교도 신축해 서평택 내 가장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하게 된다.'
- 일부 조합원이 PF자금 조달 과정에 대해 문제 삼고 있다 들었다
"PF(Project Financing)자금 조달과 관련해 조합에서는 그동안 개발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금융사들과 접촉해 왔으며, NH투자증권도 그 중의 일부였고 협의 도중 NH투자증권이 뚜렷한 이유 없이 도중에 포기의사를 밝힘에 따라 메리츠증권과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일부 조합원들이 메리츠증권이 NH투자증권 보다 1000여억원의 금융비용이 늘어난다는 등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악의적인 음해를 퍼뜨리고 있는데 조합에서 사업비로 부담해야할 이자총액이 4년간 총 1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데도, 명확한 산출근거 없이 10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NH투자증권이 이자를 한 푼도 받지 않고 제로금리 이하로 대출을 해준다면 모르겠지만 현재 국내 금융시장의 현실을 생각할 때 불가능한데도 계속 음해를 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으며, 조합 집행부는 이들이 다른 금융사와 접촉해 수수료를 챙기고 사업을 방해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시공사를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공개입찰을 통한 시공사 선정은 금융사가 인정하는 메이저급의 시공사라야 하며, 입찰시 금융사가 시공사에 대해 상당한 금액의 입찰보증을 요구하는데 당 지구 사업이 워낙 대규모라 입보금액이 많다 보니 사업 초기 포스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같은 대형 건설사들도 입보를 주저했다. 이로 인해 조합은 대림그룹 건설사인 대림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게 됐다. 또한 화양지구 조성사업은 전, 답, 임야 등을 택지로 만드는 비교적 단순한 토목공사여서 아파트나 오피스텔 건축 등과 달리 브랜드파워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대림건설을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건설사라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조합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어 안타깝다."
- 조합 집행부가 조합비를 빼돌린 다는 의혹은 뭔가
"화양도시개발사업조합원은 조합에 대히 일체의 조합비를 내지 않으며 요구한 적도 없음에도 사실과 다르게 조합비 횡령으로 비난하고 있다. 조합은 이에 대해 명백한 범죄행위임으로 민형사상 법적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편, 평택 화양지구도시개발사업은 오는 3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정장선 평택시장, 조남창 대림건설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최선철 조합장은 마지막으로 "평택 화양지구를 명실상부한 수도권 남부의 대표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대다수 조합원들과 합심하여 모든 시련과 음해와 난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평택 =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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