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끝없는 조문 행렬…노건평씨 빈소 지켜
입력 2009-05-24 10:20  | 수정 2009-05-24 11:21
【 앵커멘트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봉하마을에는 밤새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노건평씨도 오늘 새벽 빈소를 찾아 동생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천권필 기자!

【 기자 】
네. 봉하마을입니다.

【 질문1 】
현재 그 곳 분위기는 어떤가요?

【 기자 】
네. 이 곳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 분양소에는 밤새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최소 1만 5천명 이상의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분양소 앞에는 조문객들로 긴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도 주차장에 마련된 천막 아래서 자리를 지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날이 밝자 봉화산으로 발길을 옮기는 인파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은 어제 오후 5시 45분쯤 부산대 양산 병원을 출발해 6시 반쯤 이 곳에 도착했는데요.

마을 회관 앞에 임시 분양소가 설치돼 8시 40분부터 일반 조문객을 맞기 시작됐습니다.

장례를 준비 중인 유가족과 참여정부 참모진은 현재 마을회관 앞의 좁은 분향소를 대신할 폭 10m정도의 대형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고, 오후쯤 이 곳에서 조문객을 맞을 계획입니다.

분양소 주변에는 화환대신 긴 촛불 행렬이 밤새 봉하마을을 비췄습니다.

또, 빈소로 향하는 길에는 노사모 회원들이 매어놓은 노란 띠 행렬이 늘어서 있습니다.

한편, 일부 조문객들은 검찰의 과도한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일부 언론에게도 야유를 보내고 취재를 거부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질문2 】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도 빈소를 찾았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법원의 형집행 정지로 풀려난 노건평 씨가 오늘 새벽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싸늘하게 변해버린 동생의 주검을 마주했습니다.

오늘 새벽 1시40분쯤 노건평 씨는 조문 인파 속에 섞여 마을회관에 마련된 분향소 안쪽 빈소에 들어갔는데요.

하지만, 영정 앞에서 분향하지는 않았습니다.

법원은 오는 29일 오후 5시까지 노 씨에 대한 구속집행을 정지했습니다.

현재 많은 취재진들이 노 씨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마을회관 앞에 대기하고 있는 상태인데, 한 시간 반 전 쯤 잠시 빈소 밖으로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 질문3 】
주요 인사들의 조문도 계속됐다고요?

【 기자 】
네. 정치인들을 비롯해 평소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는데요.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등 의원과 당직자 20여명은 어제 오후 6시쯤 이 곳에 방문해 운구가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 안희정 최고위원,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노 인사들도 대거 내려와 슬픔을 함께 했습니다.

특히, 유시민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하기 직전 찾았던 담배에 불을 붙이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여 주변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또, 문희상 국회 부의장과 방북에서 돌아온 천정배 의원, 김근태 상임고문을 비롯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근령씨도 조문했습니다.

이 가운데 정 대표와 한 전 총리, 문 부의장, 안 최고위원 등은 상주인 건호씨와 함께 직접 문상객을 맞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환영받지 못한 인사들도 있었습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계란 세례를 받는 등 조문객들의 저지로 인해 결국 빈소에 들어서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한승수 총리와 정동영 의원도 조문객들의 격렬한 반대로 빈소에 입장하지 못했습니다.

【 질문4 】
앞으로 장례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죠?

【 기자 】
일단 아직 장례 형태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장례와 관련된 준비와 지원을 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에 있었던 사람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결정하면 국장이나 국민장을 치르도록 돼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국장은 국가 이름으로 9일 동안 진행되며 국민장은 국민 전체의 이름으로 7일 이내에 치러진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 수립 이후 국장을 치른 인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일한 반면 국민장은 김구 선생과 장면 전 부통령 등 모두 12차례 거행됐습니다.」

정부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에 관한 구체적인 의전 절차를 발표할 계획이지만,일단은 국민장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장이 된다면 최장 7일 동안 장례가 치러지고 장례 당일, 모든 공공기관엔 조기가 게양됩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 '화장해 달라', '사저 주변에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 달라'는 뜻을 남겼기 때문에 유가족들이 가족장을 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유가족과 참여정부 참모진은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서거해 경황이 없다며 일정 확정이 늦어지는 이유를 밝혔는데요.

적어도 오늘 중으로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봉화마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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