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원자재펀드 희비…농산물 `맑음` 원유 `먹구름`
입력 2020-10-18 16:29  | 수정 2020-10-18 19:26
대내외적 변수로 올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원자재값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원자재 펀드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있는 데다 상품별 전망이 각기 다른 만큼 차별화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농산물 및 천연자원 펀드의 선전이 돋보이는 가운데 올해 고전 중인 원유와 반등 조짐을 보이는 금 등 상품에도 눈길이 쏠린다.
전 세계적 문제로 부각되는 이상기후발 농산물 가격 상승은 최근 원자재 펀드 시장에도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급량에 영향을 받는 농산물 특성상 수급 불균형 문제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 ETF(농산물-파생형)는 15일 기준 직전 한 달간 수익률이 6.39%로 주요 원자재 중 가장 높았다. 3개월 수익률 역시 13.9%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신한BNPP포커스농산물1ETF 역시 1개월 수익률 4.17%, 3개월 수익률 13.18%로 두각을 나타냈다. 두 ETF의 6개월 수익률 역시 두 자릿수를 웃돌며 원자재 중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적도 근처 동태평양에서 발생한 라니냐 현상과 이상고온, 그리고 아시아를 휩쓸고 지나간 태풍과 홍수로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농작물 품귀 현상이 농산물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상기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문가들은 농산물 ETF 등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차장은 "최근 농산물 ETF의 수익률이 굉장히 높을 뿐 아니라 하락 위험성이 작아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다른 원자재의 변동성이 큰 만큼 당분간 농산물 펀드의 인기는 꾸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원유나 금을 놓고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내내 고전했던 원유의 경우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일 대비 0.1달러 떨어진 배럴당 41.2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최고치인 배럴당 63.27달러에 비하면 20달러 이상 낮지만 완전히 바닥을 찍었던 4월에 비하면 어느 정도 완만히 회복된 분위기다. 실제 삼성KODEX WTI원유 ETF는 15일 기준 직전 6개월간 수익률이 -20.69%였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2%로 선전했다.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ETF 역시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2.02%다.
원유 ETF 투자자들은 최근 원유 가격 안정화에 베팅을 늘려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예측이 쉽지 않은 만큼 보다 보수적으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이 줄어들자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박스권 횡보가 얼마나 길어지느냐에 성적표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여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조정 중인 금값의 향방 역시 안갯속이다.
국내 금값은 16일 기준 g당 7만365원으로 올해 최고가 대비 약 8000원 떨어진 상태다. 이러한 금값 변동률 역시 펀드 성적표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블랙록월드골드 ETF의 6개월 수익률은 34.98%였지만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7.87%로 부진하다. 최근 한 달만 놓고 보면 금보다 원유 ETF 투자가 호성적을 거둔 셈이다.
현재 국내 원자재 펀드 설정액은 3개월 새 5조9000억원 규모에서 4조7000억원 규모로 1조원 이상 줄어든 상태다.
원자재 투자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원자재별 특성을 잘 파악해서 투자처를 찾는다면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금정섭 KB자산운용 이사는 "여전히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변동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원자재를 둘러싼 대외변수를 잘 분석한다면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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