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비자원 "가정용 정수기, 코크 관리도 하셔야합니다"
입력 2020-10-13 08:41 
4년간 위생관리를 하지 않은 가구의 가정용 정수기 위생상태(코크 부분) [사진 한국소비자원]

가정용 정수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구는 렌탈 업체의 청소 서비스에 위생관리를 위임하고 별도의 관리를 하지 않아 위생상태가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가정용 정수기 수질에 대한 위생실태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가정집의 위생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가정에서 마시는 환경과 동일하게 정수기 물을 멸균병에 채수해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아파트 40가구 중 직수형·자가관리 1가구의 정수기 물에서 총대장균군이 검출됐고, 일반세균은 평균 257CFU/ml 수준이었다.
현행법상 정수기 관련 일반세균의 기준이 없으나 '먹는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에서는 식수용 수돗물의 기준을 100CFU/ml로 규정하고 있고 '먹는물 관리법'에서는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정수기에만 제한적인 기준(총대장균군·탁도)을 두고 있다. CFU(Colony Forming Unit, 집락형성단위)란 독자적으로 번식 가능한 세포 군락이 형성된 수를 말한다.

진균(곰팡이균)은 0~4CFU/ml 수준이었으나 대한민국약전 상 밀·옥수수 전분, 꿀 등의 진균 기준(100CFU/g 이하)과 비교하면 안전한 수준이었고, pH도 6.7~7.8로 식수용 수돗물 기준(5.8~8.5) 이내였다.
정수기의 취수부(코크)를 살균 소독(83% 에탄올)한 후에 정수기 물을 채수해 시험한 결과 소독 전에 검출됐던 총대장균군이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총대장균군이 검출되었던 1가구는 4년간 취수부(코크) 관리를 한 차례도 하지 않아 코크에 검정색 이물질이 묻어나는 등 위생상태가 불량했으나 소독 후에는 총대장균군이 나오지 않아 취수부(코크) 소독으로 위생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반세균은 취수부 소독 후 평균 126CFU/ml 수준으로 50.8%가 감소했다. 일반세균은 체내에서 직접 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거의 없으나 일부는 기회성 병원체(평소에는 병원성이 없으나 면역반응장애 등 특정 환경조건에서 병원성을 갖는 생물체)로 기회감염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필터·저수조·직수관 및 취수부(코크) 등에 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한편 진균은 취수부 소독 후 0~3CFU/ml 정도라 안전한 수준이었고 pH도 6.7~7.9로 기준 이내에 해당했다.
조사대상 40가구 중 3가구(7.5%)만이 취수부(코크) 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평소에도 관리하고 있었으나 대부분의 가구는 렌탈 업체의 청소 서비스에 위생관리를 위임하고 별도의 관리를 하지 않고 있었다.
가정용 정수기의 위생관리 주체는 소비자이므로, 렌탈 업체의 청소 서비스 여부와 관계없이 정수기 주변부와 취수부(코크)에 대한 주기적인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정수기를 판매·대여하는 13개 업체에 ▲렌탈 케어 서비스에 취수부(코크) 소독을 포함한 주기적 관리 ▲취수부(코크)에 대한 위생관리 안내 가이드 제공 등을 권고했고, 해당 업체들은 이를 수용해 적극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소비자들에게 첨부된 '가정용 정수기의 선택 및 위생관리 가이드'를 참고해 정수기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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