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채·조폭 끼고…대형마트 수십 곳 '꿀꺽'
입력 2009-05-19 19:03  | 수정 2009-05-19 20:51
【 앵커멘트 】
불황에 시달리는 대형마트를 노린 신종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조직폭력배와 사채업자까지 동원한다고 하는데 이기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12월 충북 음성의 한 대형마트.

영업이 끝난 새벽, 건장한 남성들이 나타나 물건을 싣고 나갑니다.

마트의 주인이 빚을 갚지 않는다며 사채업자들이 물건을 대신 가지고 가는데, 불황을 틈타 대형마트를 노리는 신종 사기수법입니다.

48살 장 모 씨는 지난 2월 자금난을 겪던 대형마트 운영자 권 모 씨에게 접근했습니다.

▶ 인터뷰 : 장 모 씨 / 피의자
- "매장이 어렵다고 연락이 오면 가서 매매를 했습니다."

마트를 넘기고 대신 10억 원의 빚을 갚아주는 조건이었습니다.


장 씨는 매매계약 후 책임을 피하고자 곧바로 명의만 빌린 이른바 '바지사장'을 내세웠습니다.

그러고 나서 사채업자와 짜고 있지도 않은 빚을 청산한다며, 마트의 물건이나 냉장고 등 시설물을 가져가는 겁니다.

마트에 입주한 소점포 주인들이 항의해도 가짜 서류를 내밀며 1억여 원의 물건을 버젓이 빼돌렸습니다.

▶ 인터뷰 : 권 모 씨 / 피해자(마트 운영)
- "자금압박을 많이 받다 보니까 쫓기고 꼭 자기네들이 다 해줄 것처럼 얘기하니까…, 저희가 갚아야 할 채무가 하나였다면 지금은 5개, 6개가 돼 버렸으니까…"

▶ 스탠딩 : 이기종 / 기자
- "이들은 마트의 운영권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물건들을 마음대로 처분했습니다. 경찰은 유사한 피해를 본 대형마트들이 전국적으로 수십 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한 이들은 5곳의 마트를 통째로 가로채 피해액만 21억여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장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조직 폭력배와 사채업자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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