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번주 민간아파트 `청약 제로`…좁아진 청약문에 실수요자 `울상`
입력 2020-10-11 18:34 
"이번주에도 청약이 또 없네요. 갈수록 전셋값은 오르고 청약 경쟁도 치열해지니 너무 불안합니다."
청약 실수요자들이 서울 아파트 '공급 절벽'이 장기화되면서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된 후 서울 청약은 6주째 '제로'인 상태다. 기대했던 민간 단지들이 분양을 거듭 연기하고 있고 전셋값은 연일 뛰어 청약을 기다리며 전세살이를 하는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통상 추석연휴 이후가 분양 성수기지만 올해는 썰렁하다. 이번주 전국 민간 아파트 청약은 한곳도 없고, 임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테라스하우스 청약만 있다. 서울은 아파트 청약이 6주째 없다.
11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에는 전국 4곳에서 총 1609가구(오피스텔·임대·타운하우스·테라스하우스 포함, 도시형생활주택·행복주택 제외) 청약 접수가 이뤄진다.서울에서는 367가구 규모 오피스텔 '잠실역 웰리지 라테라스' 청약 뿐이다. 이번 주 청약 접수하는 마곡지구9단지, 고덕강일지구 8·14단지는 국민임대주택이다.
지난 7월 29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 공급이 뚝 끊긴 영향이다.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법 시행 이전 '밀어내기' 물량을 쏟아낸 데다 정비업체들은 분상제 이후 분양 일정을 못잡고 있다. 지난달 청약접수한 서울 2개 단지(양천구 신목동파라곤·동대문구 장안에스아이팰리스)도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 모집공고를 신청해 상한제 적용을 안받았다.

청약 실수요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대어' 단지들은 분양일정이 '오리무중'이다. 1만2000가구 규모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헐값 분양에 반발하며 분양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그밖에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 고덕강일5단지(809가구), 광진구 자양코오롱하늘채(165가구), 동대문구 이문1구역 래미안(2904가구) 등도 일부는 내년으로 연기를 고려하거나 아예 후분양을 추진하기도 한다.
공급이 부족한데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높다보니 청약 경쟁률은 치솟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68대 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청약접수한 서울 민간분양 아파트 일반공급 6148가구의 당첨가점 평균을 구간별로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56.9%)이 60점 초과 70점 이하 구간이었다. 4인 가족 청약 가점 만점 수준인 69점은 돼야 서울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다는 얘기다. 부동산114는 "분양가상한제 주택이 공급될 경우 가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청약 실수요자들은 전셋값은 뛰고 청약 경쟁률은 치솟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는 "청약만 바라보고 계속 서울 거주를 고집중인데 전셋값은 오르고 가점도 뛰어 서울에서 청약당첨의 꿈은 멀어지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오히려 내집마련의 꿈을 앗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선희 기자 / 이축복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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