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직검사 없이 MRI 통한 심장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단"
입력 2020-10-10 10:43 
[이미지 출처 = 서울대병원]

국내 의료진이 이전까지 침습적인 조직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심장 섬유화 정도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확인하고, 이를 대동맹판막협착증 진단에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현정·이승표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박성지 삼성서울병원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191명과 일반인 30명을 대상으로 ECV(extracellular volume index)라는 최신 심장 MRI 영상기술을 활용해 심장의 섬유화를 측정해냈다.
연구 결과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ECV가 높을수록 심장의 이완기능이 떨어졌으며 호흡 곤란이 더 심했다. 5년 간 추적 관찰했을 때 ECV가 높고 심장의 이완기능이 감소할수록 사망률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도 높았다. 특히 ECV는 기존에 알려진 통해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임상적 예후인자, 좌심실의 수축과 이완기능 지표들에 추가적으로 예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이 발생하면 심장에 만성적으로 높은 압력이 가해지며 심장 근육도 비대해지고 딱딱하게 섬유화된다. 심장이 섬유화되면 이완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심부전이 나타난다. 섬유화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하게 되면 심장의 기능과 증상, 나아가 예후를 예측해 치료 방침 결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동맥 판막이 노화로 망가지고 제대로 열리지 않는 질환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실신,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이 생기고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다. 증상이 있는 심한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1년 내 사망률이 20%를 넘는다.
연구팀은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들에서 심장 섬유화가 과도하게 진행하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예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교수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에서는 판막 상태 뿐 아니라 심근의 상태, 특히 섬유화 평가가 중요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심장의 섬유화 정도는 심장의 이완 기능과 예후에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승표 교수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증상이 없더라도 심장의 손상이 심해지기 전 조기에 수술해야 효과적이라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다. 심근의 섬유화 정도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는 중요한 인자다. 이번 연구는 향후 환자들의 수술 시기 결정에 중요한 지표를 제시했다"고 의의를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공식 이미징 저널인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Cardiovascular Imaging(IF 12.74)'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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