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법인 돈으로 `슈퍼카` 끄는 의사 3년새 68% 늘었다
입력 2020-09-29 13:17 

의료기관 등 법인 재정으로 고가의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의사들이 최근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22개 차량 리스업체로부터 받은 '의료기관 리스·렌트 자동차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회사 돈으로 1억원 이상 슈퍼카를 빌려 타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3년 전 1432명보다 68% 급증한 총 2410명으로 나타났다. 또 의료기관 종사자들 중 3억원 이상 리스 차량도 36대나 확인됐다.
1억원 이상 리스·렌트 차량 2410대 중 25.8%인 598명은 독일제 차량 대여를 전문으로 하는 벤츠캐피털과 BMW파이낸셜 차량을 리스·렌트했다. 또 차량가액이 1억원이 넘는 국내 차량은 현대 제네시스 G90모델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렌트 차량 중 상당 비율이 해외 수입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의료기관에서 리스·렌트한 고액 차량이 탈세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르면 사업자의 업무용 차량에 한해 차 값뿐 아니라 취득세와 자동차세, 보험료, 유류비 등 유지비까지 경비 처리가 가능한데, 개인 소득에 부과돼야 할 세금이 소득으로 산출되기 전 법인 경비로 처리되 과정에서 감면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고 의원은 "병·의원 등의 업무용 차량으로 1억원이 넘는 고급 승용차를 리스·렌트해 사용하는 건 절세라는 가면을 쓴 명백한 탈세"라며 "향후 보건복지부 등 의료당국이 의료기관의 업무용 차량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과세당국의 투명한 규제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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