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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기안기금 지원 검토…이스타는 지원요건 충족못해"
입력 2020-09-28 17:26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28일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기안기금 지원 기준을 충족한 기업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2곳"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로서 추후 검토할 것"이라며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여서 직접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고 기안기금 지원 요건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당초 금융당국은 LCC에 대해서는 기안기금이 아닌 135조원 규모로 조성된 금융 지원 패키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었다. LCC들이 개별 기업에 따라 상황이 상이한 만큼 기안기금 지원보다는 기업에 따라 적절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이 회장 언급은 제주항공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 문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주항공은 국내 1위 LCC로 지난해 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려 했지만 올해 최종 무산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매수 무산과 관련해 이 회장은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 노력을 하고, 여건이 개선되면 자회사를 포함한 통매각이든, 자회사를 별도로 하는 분리매각이든 검토를 해서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DC현산 측의 계약금 반환 소송과 관련해서는 "금호 측에서 대응하겠지만 싸움 없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자동차에 대한 인수 의사를 전달한 미국 완성차 유통사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관련해서는 "양측이 긴밀하게 협상하고 있다는 보고만 들었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 회장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한국GM 등 노조 관행에 대해서도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몇몇 회사 노조가 자구계획 마련 당시 합의사항을 실행하지 않거나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회사 채권단 간 신뢰가 저하되면 구조조정 추진이 매우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이 1년 단위인데 매년 교섭이 이뤄지면 회사 측은 중장기 경영계획 수립이 불가능하고 수고와 비용을 치러야 한다"며 "임·단협 주기를 다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게 개인적 소견"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기업도 연공서열에 의해 거액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구조조정에 가장 심각하게 반대하고 젊은 세대에게 희생을 요구하면서 극한 투쟁을 이어가는 경향이 있다"며 호봉제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승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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