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담대 금지에도…서울 15억이상 아파트 거래 20% `껑충`
입력 2020-09-28 17:18  | 수정 2020-09-28 19:36
◆ 서울 아파트 10억시대 ◆
정부가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음에도 오히려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시장과 동떨어진 졸속 대책을 내놓으면 시장에선 그 반대로 행동하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28일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에서 15억원을 초과한 아파트 매매 건수는 48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68건과 비교해 19.7%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 말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 지역에서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15억원을 넘는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8월까지 서울 25개구 가운데 15억원을 초과한 아파트 매매가 발생한 자치구는 18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강남구를 제외한 나머지 17개구에서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거래가 증가했다. 강남구는 139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559건)보다 10.5% 감소했다. 서대문구는 2건에서 29건으로 늘어 증가폭이 14.5배에 달했고 동작구는 6건에서 47건으로, 성동구는 49건에서 184건으로 늘어 각각 7.8배, 3.8배 증가했다. 중구(2.4배), 마포구(2.3배), 광진구와 종로구(각각 2.2배), 영등포구(2.0배)도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었다. 실제로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2단지 전용면적 84.93㎡는 올해 6월 17일 15억원(17층)에 거래된 이래 지난 7월 31일 16억500만원(11층)까지 올랐다. 지난달 1일에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 전용 84.91㎡도 10층이 15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이에 대해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초강도 부동산 규제가 연달아 나오면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내 이른바 '대장 아파트'들 가격도 여전히 상승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9월 'KB선도아파트50지수'(14일 기준)는 전월 대비 2.49% 상승하며 지난 8월 상승률 2.28%보다 상승폭이 확대했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매년 12월 기준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한 다음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은마아파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주요 단지들의 거래 추세를 살펴볼 수 있다.
선도아파트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하다가 올해 3~5월 하락 반전(3월 -0.13%, 4월 -0.91%, 5월 -0.64%)했다. 그러나 6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6월 0.56%, 7월 3.21%, 8월 2.28%, 9월 2.49%)를 기록 중이다.
선도아파트지수가 오른다는 것 역시 여러 규제에도 불구하고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한 대장 아파트들의 인기는 여전함을 보여준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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