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화학, 비만 치료 신약 美FDA 희귀의약품 지정
입력 2020-09-28 11:02 

LG화학이 오는 2027년 1조원 규모로 커지는 미국 희귀 비만치료제 시장에 본격 도전한다. 28일 LG화학은 미국에서 임상 1상시험을 진행 중인 자사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해 유전성 비만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크지 않은 난치병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제약사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임상시험 보조금 지급과 세금 감면, 판매허가 심사비용 면제, 시장독점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판매 허가 후 미국 시장 독점권으로 동일 계열 후속 약물 진입을 7년간 방어할 수 있어 신약의 잠재적 사업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B54640은 단백질 결합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다. 해당 수용체 작용 경로에 이상이 생기면 배고픔이 지속되는 과식증으로 인해 비만이 심화돼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LG화학은 LB54640 전임상시험 결과 식욕과 체중 감소 효과 우수성뿐 아니라 중추신경계와 심혈관계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비만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하루 1회 경구 투여에 적합한 약동학적 특성을 확인해 주사 치료 중심의 비만 시장에서 환자 투여 편의성을 높인 차별화된 치료제를 적기에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현재 미국에서 일반 비만환자(체질량지수 27㎏/㎡ 이상) 96명을 대상으로 약물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지난 6월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 오는 2022년 상반기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2022년부터 유전성 희귀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과 3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 판매 허가 승인을 목표로 차별화된 임상 전략을 펼쳐갈 방침이다. 또 일반 비만으로 적응증을 넓혀 신약 가치를 높여갈 계획이다.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이번 미국 FDA 희귀의약품 지정은 LG화학의 비만 치료 신약 개발 여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비만질환 시장에서 혁신적인 신약 상용화를 위해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올해 미국 희귀 비만치료제 시장은 1000만달러(약 110억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향후 유전자 진단검사 기술 발전과 대중화로 오는 2027년엔 9억달러(약 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