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역세권 청년주택, 주변 오피스텔보다 비싸 신혼부부 외면"
입력 2020-09-28 10:11  | 수정 2020-09-29 14:23
[자료 = 소병훈 의원실]

서울시가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광진구 구의동에 공급한 역세권 청년주택의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입주율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역세권 청년주택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입주율은 6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세대 중 4세대가 공실인 셈이다.
특히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의 '옥산그린타워'는 2019년 9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진행해 올해 4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전체 30세대 가운데 단 3세대만 입주해 27세대가 공실 상태였다. 공공임대주택 역시 전체 3세대 가운데 2세대가 비어있었다.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도 올해 2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156세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6세대가 공실이었으며,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효성해링턴타워도 작년 11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올해 4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 292세대 가운데 95세대가 입주한 세대가 없어었다.
[자료 = 소병훈 의원실]
역세권 청년주택의 신혼부부 민간임대 입주율이 낮은 원인은 높은 임대료 때문으로 보인다. 광진구 구의동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은 보증금 1억 509만원, 월세 42만원으로 인근 강변SK뷰(보증금 1000만원, 월세 70만원)나 센트럴빌오피스텔(보증금 1000만원, 월세 60만원)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는 보증금 지원 사업을 통해서 전체 보증금의 30%를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있으나, 이를 받기 위해서는 신혼부부 두 사람의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100% 이하(월 438만원)여야 하기 때문에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또 나머지 보증금 70%에 대해서는 신혼부부가 직접 마련해야 한다. 결국 보증금 전액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일정 금액 이상을 저축을 통해 마련하거나 주택도시보증공사나 시중은행의 대출을 통해서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청년들은 큰 장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병훈 의원은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시행자에 토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등 엄청난 특혜를 제공했지만, 신혼부부 민간임대 청년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공급되어 전월세난 속에 내 집 마련이 절실한 신혼부부들도 외면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임대료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신혼부부의 역세권 청년주택 외면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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